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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개혁’ 나선 하나금융···금융권 내 확산될까

‘호칭개혁’ 나선 하나금융···금융권 내 확산될까

등록 2020.10.29 16:57

주현철

  기자

회장·행장 예외 없어 영어이름으로 호칭 변경 시도수평적 기업 문화 조성하기 위해 호칭부터 변화금융그룹 중 첫 시도···카뱅 등 인터넷은행 시행중일각에선 호칭파괴뿐 아니라 조직문화 등 변화 동반

서울 명동 하나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서울 명동 하나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그룹이 임직원 간 직책 대신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기로 했다. 수평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취지로 보인다. 특히 주요 금융그룹에서는 첫 시도인만큼 다른 금융지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지주를 비롯해 은행, 카드 등 계열사에 공지를 내려 임직원들 간에 영어 닉네임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그룹 포탈의 직원 정보란에 영어 닉네임을 등록해 일상 업무나 회의 때 임직원 간에 부르자는 것이다. 11월 1일부터는 본점에서는 상시적으로, 영업점에서는 회의 시, 서로의 영어 이름을 불러야 한다. 대외적으로 필요할 때만 기존 직급과 직함을 쓴다.

하나금융을 이끄는 김정태 회장은 영어 닉네임으로 평소에 사용하던 ‘JT’를 사용하게 된다. JT는 김 회장의 이니셜이기도 하지만, ‘Joy Together’(함께 즐겁게)라는 의미도 있다. 김 회장은 이미 집무실에 ‘회장실’ 문패 대신 ‘Joy Together’를 걸어놨던 만큼 영어 닉네임도 JT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수평적 기업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첫 출발을 영어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이 이같은 시도가 주목받는 것은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시중은행이 수평적 문화 조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영어 닉네임을 첫 단추로 해서 수평적 문화 조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 때부터 영어 이름을 써 왔다. 윤호영 대표는 사내에서 대니얼(Daniel)로 통한다.

간편송금서비스를 운영하는 토스는 대표를 포함한 전 직원이, 케이뱅크는 팀장 이하 전 직원이 ‘님’을 붙여 부르는 등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에서는 이미 호칭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에서의 호칭 변화는 쉽지 않은 일로 여겨졌다. 국내 시중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이 지난 8월 경영지원그룹에서 부서장 외 모든 직급을 ‘프로’로 통일한 정도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이번 도전은 기존 한국식 서열을 수평화함으로써 소통을 원활히 하고 창의적 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남아있다. 이미 호칭 변경을 시도했던 회사들도 호칭은 바뀌었지만, 근본적인 기업문화의 변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실패한 실험으로 끝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이어 기존 금융사에서도 영어 이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래도 서로 존중하기 위한 첫 단추이자 노력이라는 의미”라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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