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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현 기자
등록 :
2020-09-02 11:59

수정 :
2020-09-02 17:45

조희경 이사장, 부친 조양래 회장 한정후견심판 청구한 이유··…결국 목적은 경영권이다?

장녀 조희경, 지난달 한정후견인 개시 신청
공익 핑계로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지분 확보
조 회장, 자녀들 경영능력 최종 결정에 반기든 것
재계 “조 회장 건강하다면 패륜적 행동 오명 불가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부친 조양래 회장을 치매로 몰아간 이유에 대해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그룹)의 지분 구조 등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 보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조 이사장의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가 아버지의 건강상 이유를 핑계로 그룹의 경영권을 찬탈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제기했다. 최대 주주 결정이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정후견인은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조 이사장은 “부친은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며 공익적인 기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의 평가는 싸늘하다. 조희경 이사장이 조양래 회장이 보유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에 대해 욕심을 내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이 보유했던 해당 지분을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는 조 이사장의 이같은 행보가 경영권 확보라고 내다봤다. 조양래 회장의 지분 23.59%를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아닌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기부할 경우 조희경 이사장은 사실상 최대 주주(관련 지분 24.42%)로 최대 의결권이 가능하다. 결국 조 이사장은 재단 기부를 받아 잇속을 챙기겠다는 의도롤 내비친 셈이다.

조 회장이 지분을 정리하기 이전 한국타이어그룹 지분은 장남 조현식 부회장 19.32%, 차남 조현범 사장 19.31%, 차녀 조희원 10.82%, 장녀 조희경 이사장 0.83%, 국민연금 7.74% 였다.
조 회장은 지난 15년간 조 부회장과 조 사장 등 형제간 경영 능력을 시험해 왔다. 특히 2015년부터 지주사와 주력회사를 형제가 크로스 경영으로 승계 구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이후 조 회장은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분을 모두 물려줬다. 사실상 그룹 후계자를 조현범 사장으로 정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2018년 부터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의 운영은 조 회장의 자비 기부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약 1000억원 이상 증여받은 조 이사장의 재단 출연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양래 회장이 경영 승계를 못박은 상황에서 조 이사장의 이번 행보는 경영 승계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법원의 최종 결정을 봐야 겠지만 일각에서는 만약, 부친인 조양래 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사익을 위해 건강하게 생활하는 아버지의 뜻에 반해 ‘패륜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오명을 벗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양래 회장은 지난달 31일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갑작스러런 결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에서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며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딸을 포함하여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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