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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마련 시급한데···유휴 부동산 거래 부진에 속 타는 은행권

현금 마련 시급한데···유휴 부동산 거래 부진에 속 타는 은행권

등록 2020.08.11 08:07

정백현

  기자

수익성 악화·시장 환경 대응 위해 건물 매각 추진지방 소재 건물, 입찰가 낮춰 내놔도 잇달아 유찰“늦게 팔릴수록 손해 막심···어떻게든 처분 필요”

올해 초 KB국민은행이 매물로 내놨으나 네 차례 유찰된 경남 창원시의 옛 은행 점포 건물. 사진=캠코 온비드 홈페이지 캡처올해 초 KB국민은행이 매물로 내놨으나 네 차례 유찰된 경남 창원시의 옛 은행 점포 건물. 사진=캠코 온비드 홈페이지 캡처

국내 시중은행들이 수익성 악화와 금융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오프라인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영업점이 입주한 건물을 외부에 매각하고자 분주히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영 신통치 않아 경영진의 속을 태우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자 영업점 통폐합과 유휴 부동산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진행됐던 영업점 통폐합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 문을 닫은 시중은행 영업점 수는 88개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126개의 점포가 인근 타 점포와 통폐합되거나 아예 사라지는 형태로 문을 닫았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비대면 거래 비중이 급증하면서 영업점 통폐합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 모양새다.

각 은행들은 영업점 입주 건물 중 은행 소유의 건물에 대해서는 빠른 처분을 위해 매각 작업에 나서고 있고 정상 영업 중인 점포가 입주한 건물 중에도 은행이 보유한 일부 건물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

대부분은 외부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고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시스템을 통해 건물 입찰에 나선다.

은행들이 유휴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는 것은 부동자산의 유동화를 통해 조금이라도 유보금 규모를 늘려 향후 시장 변화에 대응하자는 목적이 가장 짙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이익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충당금 적립까지도 필요한 상황인 만큼 최대한 유동성 자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처분이 단기간에 현금을 모아들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인 만큼 은행들이 열을 올리는 것이다.

아울러 영업점의 숫자도 시대 흐름상 점진적으로 줄이는 추세인 만큼 부동산의 매각 속도도 높이겠다는 것이 은행들의 심산이다.

하지만 은행권의 마음과 달리 매물로 내놓은 건물들이 원활히 팔리지 않아 각 은행들의 속을 바짝 태우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소재 매물은 그럭저럭 상황이 괜찮다. 은행 점포가 있던 입지가 대부분 각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었기에 상가로서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판단 때문에 새로운 주인을 곧잘 찾아가는 편이다.

문제는 지방이다. 수도권과 달리 상가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은 탓에 매각이 쉽지 않다. 이미 공매로 내놓은 건물 중 다수는 1회 이상 입찰이 유찰된 경우가 많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원도심 소재 건물일수록 유찰 사례가 많은데 이들 건물의 경우 최초 입찰가보다 최대 30% 낮은 가격에 내놓고 있다. 빨리 팔려야 하는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이른바 ‘눈물의 떨이’에 나서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초에 KB국민은행이 내놓은 경남 창원시의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건물은 네 차례나 입찰이 유찰됐다. 국민은행 신마산지점(올해 1월 폐점)이 있던 이 건물의 감정가는 18억7300만원이지만 현재 이 건물의 최저 입찰가는 13억6700만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 보유 부동산은 매물로 나오는대로 팔렸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보유 필요성이 없어진 자산들인 만큼 그냥 둘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처분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해 답답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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