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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명부 폐쇄는 했는데”···하나금융, ‘중간배당’ 해법찾기 ‘골몰’

“주주명부 폐쇄는 했는데”···하나금융, ‘중간배당’ 해법찾기 ‘골몰’

등록 2020.07.02 16:13

수정 2020.07.02 16:57

주현철

  기자

6월30일 주주명부 폐쇄···배당여부는 미결정금감원 이어 금융위도 배당자제 권고 ‘부담’배당 안 하면 주주이탈 우려···외인지분율 65%일각선 ‘전년보다 배당성향 낮춰 시행’ 전망도

“주주명부 폐쇄는 했는데”···하나금융, ‘중간배당’ 해법찾기 ‘골몰’ 기사의 사진

하나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로 인해 ‘중간배당’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하나금융은 아직 중간 배당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배당총액을 줄여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5일(현지시각) 33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은행의 대출손실이 84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을 이유로 연준은 배당 규제에 나섰다. 강제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총 배당액에 상한선을 두는 일종의 자제령이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의 손실흡수력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가장 충당금을 적게 쌓는 은행을 이야기할 때, 당국은 하나은행을 주목하곤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일 “IMF와 미 연방준비제도에서도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사주 매입금지, 배당금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며 “은행권은 이를 참고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유지해달라”고 밝혔다.

금융위가 올해 들어 이런 직접적인 언급을 통해 은행의 배당제한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유럽중앙은행과 영국 건전성감독청 등은 코로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및 성과급 지급 중단을 권고했고 글로벌 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도 해외 사례를 참고해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 온 하나금융의 경우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 배당 여부와 배당액 규모, 시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 왔다. 특히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주사 출범 전인 하나은행 시절이던 2005년부터 꾸준히 중간배당을 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권리주주 확정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통상적으로 주주명부 폐쇄는 배당 등을 앞두고 한다.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작업이다.

특히 하나금융이 이달 30일로 주주명부 폐쇄일를 결정하면서 중간배당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커졌다. 국내 은행주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온 하나금융에 ‘7월의 보너스’는 주가를 떠받치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고 해서 중간배당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측은 “중간배당 실시 여부는 7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주주명부 폐쇄는 결정했지만 중간배당 실시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중간배당 실시를 이처럼 고민하고 있는 데는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05년부터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중간배당을 해 온 하나금융으로써는 아무리 금융당국의 권고가 있다 하더라도 배당을 안 하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역대 최고 주가인 5만6000원 대비 51%(2018년 1월 22일), 연중 최고치인 3만6650원(2020년 1월 2일) 대비 26% 하락한 주가를 대신해 주주들을 달랠 수 있는 최선의 자본정책 중 하나가 중간배당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다른 금융지주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하나금융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도 중간배당 영향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중간 배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맥을 못 추는 주가로 인해 커진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3만 원 중후반대를 기록하던 하나금융의 주가는 1일 종가 2만 7300원에 머무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1월말(3만3100원)과 비교해 19%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하나금융이 중간배당 포기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외국인 지분율이 60%가 넘는다. 통상 외국인 지분이 많은 금융지주사들이 외국인 배당금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데 하나금융의 지난해 외국인 배당금액은 3189억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6위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배당총액 줄여서라도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영향이 큰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중간배당 이벤트가 주가를 떠받치는 원동력이 된다”며 “10여년간 꾸준히 진행해왔던 중간배당을 갑자기 중단한다고 하면 이후 주가가 급락할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에 배당총액을 줄여서라도 중간배당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주주들의 불만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국의 자제령을 무시하면서 중간배당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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