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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20-06-23 14:55

4대그룹, 배터리 동맹 이면에…靑 ‘한마디’ 있었다

김상조 정책실장 “대기업 공동 신사업 발굴”
정의선 부회장 재촉한 ‘배터리 동맹’ 열매
“2025년 배터리 매출이 반도체 역전한다”

청와대가 강조한 대기업 공동 신사업 발굴이 ‘포스트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로 향하는 모양새다. 대기업이 공동 연구 개발을 원하면 정부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4대그룹 총수의 ‘배터리 회동’이 이어졌다.

‘공동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없겠냐’는 정부의 질문은 지난 1월 뒤늦게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1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5대그룹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제2의 반도체가 될 만한 신사업을 공동 발굴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회동은 2020년도 경제 정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기업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재계는 ‘배터리 동맹’으로 호응했다. 중심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섰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이곳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있는 곳으로 정 수석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에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단독 만남은 처음 성사돼 그만큼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았지만 삼성SDI 배터리는 쓰지 않았다. 그만큼 두 총수의 만남은 전격적인 협력 의지를 펼친 것이라는 분석도 쏟아졌다.

한 달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 22일엔 정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찾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LG화학 오창 공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구 회장을 비롯한 LG 경영진과 전기차 배터리 개발 현황 등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의 단독 회동도 이번이 처음인데 재계에선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이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논의가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전기차 모델 양산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동남아 시장 거점을 모색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다음 발걸음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향할 전망이다. 양사 모두 두 총수 만남 일정에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차 첫 순수 전기차 전용 배터리 공급사는 SK이노베이션이다. 이미 밀접한 사이인 만큼 재계에선 정 수석부회장이 최 회장만을 배제한 채 ‘배터리 행보’를 접긴 어렵다고 봤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전기차 기술력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하고 친환경차 세계 3위권 업체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약 610만 대에서 2025년 약 2200만 대로 4배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 배터리는 반도체를 넘어서는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다. 2018년 국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650억 달러(약 198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530억 달러(약 63조원)로 나타났지만 2025년엔 역전될 것으로 점쳐졌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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