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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돌려막는 KCGI···한진칼 경영권 분쟁 어디로

대출 돌려막는 KCGI···한진칼 경영권 분쟁 어디로

등록 2020.06.17 10:52

수정 2020.06.17 12:07

이세정

  기자

KCGI, 1년반새 20여군데 증권사·은행 대출상환 압박오면 신규 대출로 기존 지분율 유지반도건설, 최소 7곳 이상 계열·관계사 자금 차입무리한 차입은 재무부담···미수금 현금화도 미지수3천억 규모 신주인수권, ‘누가 더’ 확보하느냐 싸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만간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금곳간이 비어가는 3자 연합이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로 구성된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5.23%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지분은 41.80%다.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오너가 및 특별관계자 지분은 22.45%이다. 또 델타항공(14.90%), 대한항공 사우회·자가보험 등(3.78%), 한일시멘트(0.39%), GS칼텍스(0.24%), 경동제약(0.02%) 등이다.

양측간 지분차는 3.4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3자 연합은 4.8%만 더 확보하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3자 연합의 현금 흐름은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KCGI는 3자 연합 중 가장 많은 한진칼 주식(19.54%)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0.38%가 담보대출로 묶여있다.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2018년 하반기에는 출자금만으로 충당이 가능했다. 그해 말부터는 주식담보대출(주담대)를 받아 지분율을 늘려나갔다.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은행과 증권사는 1년6개월 새 20여곳이 넘는다.

주식 매입 초반에는 상상인저축은행과 미래에셋대우, KB증권, KTB증권 등과 거래를 텄지만,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KCGI의 ‘적대적 M&A 자금줄’이라는 시선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발을 뺏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유화증권이 주담대 3건을 모두 상환하라고 요구했다. KCGI는 센트럴저축은행 등 새로운 채권자를 찾아 신규 대출을 맺는 식으로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KCGI 소유 주식 4.32%에는 질권이 설정됐는데, KCGI의 유동성 악화 근거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KCGI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 지분에 대한 권리는 채권자로 넘어간다.

3자 연합 핵심고리인 반도건설은 주요 계열사와 관계사에 의존해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는 주력회사인 반도건설, 반도종합건설 등을 지배한다. 반도그룹 영향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권홍사 회장의 입김이 닿는 관계사도 7곳에 이른다.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은 반도건설 계열사이고, 반도개발은 관계사다.

지난해 말 기준 반도그룹 주요 계열·관계사 20곳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약 2770억원으로 파악된다 공사·분양 미수금까지 포함하면 1조원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2월부터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이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한진칼 지분을 매집했다는 점이다. 2개 회사는 각각 3373억원, 1775억원 총 5148억원‬을 차입했다. 돈을 빌려준 회사는 반도건설과 한길개발 등 최소 7곳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으로는 반도건설 계열사는 여전히 5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 하지만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이 빌린 돈에는 운영자금 목적도 있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계열사들의 재무건정성을 악화시키면서까지 무리한 차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미수금을 당장 현금화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권 회장은 이 같은 이유로 주담대를 알아봤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한진칼 주가 고평가 등이 맞물리면서 증권사와 은행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3자 연합이 조만간 발행될 3000억원 규모의 한진칼 BW를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쏟는다. 지분으로 환산하면, 늘어나는 유통 주식은 5.3%다.

신주인수권 행사 기간은 공모일부터 한 달 후인 오는 8월3일부터다. 주식으로 전환한 이후부터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 측의 대량 매입을 예상한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직원이나 또다른 재계 우호 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누가 더 많은 BW를 사들이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 향방이 갈릴 것이란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유상증자 자금을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방안으로 BW 발행을 결정했다”며 “사전에 경우의 수를 따져본 뒤 전략을 짜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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