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권사 순이익 5274억원···코로나19 위기에 ‘반토막’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527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자기매매와 기타자산에서 큰 손실이 났기 때문.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입성이 늘며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늘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증권사 56곳의 순이익은 5274억원으로 전분기(1조577억원) 대비 50.1%(5303억원) 급감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에 힘입어 3분기(9871억원)를 제외한 1분기(1조4657억원), 2분기(1조3840억원), 4분기(1조577억원) 등 3개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으나 올해 들어 이익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1분기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기매매와 기타자산 손실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1분기 기타자산손실은 882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99.9%(1조7662억원) 감소했으며 자기매매손실 역시 1조78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7.3%(852억원) 줄었다.

기타자산 중에선 펀드(-457.5%)가 큰 폭 감소했고, 자기매매 중에선 주식(-55.7%)과 파생(-253.1%)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다.

이상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식, 펀드, 파생관련 손익 감소로 증권회사 당기순이익 규모는 전분기 대비 50% 하락했다”며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과 수수료 수익 증가에도 순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수익은 수탁수수료는 늘어난 반면 IB(투자은행)부문 수수료는 감소했다. 1분기 수탁수수료는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전분기대비 61.1%(5233억원) 늘어난 1조379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IB부문 수수료는 인수·주선 및 매수·합병 등 IB부문이 위축되며 전분기대비 10.9%(1107억원) 줄어든 9041억원에 그쳤다.

1분기 증권사들의 자산과 부채는 전분기대비 늘었고, 자본은 줄었다. 1분기 증권사들의 자산총액은 578조2000억원, 부채 총액은 51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19.7%, 22.7%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6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0.3%(2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은 현금 및 예치금이 40조2000억원, 채권이 17조5000억원 늘며 전분기대비 규모가 늘었다. 부채는 투자자 예수금 등을 포함한 예수부채, 초대형IB의 발행어음 등이 늘며 전체적으로 늘었다.

1분기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1분기 증권사 56곳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46.2%로 전분기(555.9%) 대비 9.7%포인트 감소했다. 대형사 14개사(866.4%), 중형사 19개사(371.4%), 소형사 23개사(241.1%) 모두 전분기대비 순자본비율이 악화됐다.

1분기 증권사들의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741.1%로 전분기대비 60.8%포인트 증가했다. 대형사들의 RP매도와 파생결합증권 발행 등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기인해 대형사의 레버리지비율(807.8%)이 중형사(555.1%)나 소형사(292.5%)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에도 코로나19 영향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국내외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향후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PF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상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