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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20-06-12 17:25

키코 배상 2라운드 돌입…은행협의체, 실질적 방안 내놓을까

분쟁조정위 미대상 은행 5곳 협의체 참여 의사 타진
배상권고 받은 5개 은행 등 총 11개 은행 참석 예정
우리銀 제외한 5개 은행 불수용 결정에 실효성 의문
배임 가능성 여전히 존재…소멸시효 지나 배상 의무 없어

(사진=이수길 기자)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 배상 절차 2라운드가 시작된다. 금융감독원은 추가 자율조정을 위한 은행권 협의체 논의 위해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KB국민·NH농협·기업·SC제일·HSBC은행 등 5개 은행을 주축으로 은행연합회 실무자들과 키코 자율배상 협의체 구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갖는다.

이들 5개 은행은 앞서 금감원이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진행한 조정 대상이 아니었다. 은행협의체는 모든 은행이 참여 의사를 밝혀야 구성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들 은행의 은행협의체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신한·우리·하나·대구·씨티·산업은행에 대해 키코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기업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내렸다.

그러나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감원의 키코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한·하나·대구은행의 경우 은행 자율협의체에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씨티은행 역시 자율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사는 열어두었다.

협의체 참여까지 거부하진 않겠다는 게 은행권의 중론이다. 다만 구성된 협의체의 자율배상이 피해기업이 원하는 수준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5개 은행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 은행권은 본격적인 협의체 가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체가 별도의 배상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금감원은 이 과정에 참여해 분조위의 권고안 결정 배경과 기준 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마다 상황이 다 다르고 판매 은행들도 많아 은행협의체에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조정 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추가배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이미 법적 책임에서 벗어난 은행이 협의체를 통해 또 다른 배상안을 내놓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금감원이 피해 기업을 희망고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자율협의체를 통한 키코 자율배상 방안이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했다. 우선 금감원이 자율협의체 운영에 대해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만큼 협상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키코 피해기업과 당사자인 은행 간의 입장차가 여전히 명확하기 때문이다.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장은 “기업마다 피해가 다른 상황에서 은행협의체에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조정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지, 설사 나온다 하더라도 피해 기업이 수용할 만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걸림돌이 되었던 배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키코는 10년인 민법상 소멸시효가 끝나 배상 의무가 없다. 은행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가장 걱정하며 키코 배상 권고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 지배구조가 강화되고 이사회 권한이 커진 탓이다. 특히 은행 이사회에 법률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있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키코 배상안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키코 배상의 배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특히 은행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보상 규모도 차이가 큰 것으로 안다. 협의체에서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구성될 협의체는 구제 대상 기업부터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6월 말 기준 키코 피해기업은 총 732개사로 이중 오버헤지가 발생한 기업은 206개사였다. 이 중에서 이미 소송을 제기했거나 해산한 기업 61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은 나머지 145곳 정도로 추산된다. 향후 협의체에서 최종 결정된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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