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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위 벤츠의 기행③]특수관계 한성자동차 도넘는 밀어주기

벤츠코리아 2대주주 레이싱홍, 한성차 지분 100%
공식딜러사 11곳 있지만 한성차 노골적 밀어주기
노른자 땅에 전시장 내주고, 신차물량 우선 배정하고
순이익 50% 안팎 배당 ‘눈총’ 속 대주주 배불리기 논란

벤츠코리아가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수년째 지속되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기형적인 판매 구조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도록 간접 지원하는 모습이다. 사실상 한성자동차가 모든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올 들어 4월까지 총 2만214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8.6% 성장한 수치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한다.

벤츠코리아는 2016년 이후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동안 총 7만8133대를 팔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에 이어 국내 자동차 시장 빅5에 안착하기도 했다. 실적은 역대 최고를 찍었다. 작년 매출 5조4377억원, 영업이익 2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5%, 40.9% 늘었다.

벤츠코리아는 한국에서 절대적 위상을 구축했지만, 그 이면에는 ‘제 잇속, 제 식구 챙기기’에 여넘이 없는 모습이다. 특정 딜러사 밀어주기로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대주주 배채우기에 급급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독일 다임러AG가 51%로 최대주주다. 2대주주는 말레이시아 화교 자본 레이싱홍그룹 자회사인 스타오토홀딩스(51%)다.

문제는 레이싱홍그룹이 딜러사 한성자동차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성자동차는 보너스리워즈(Bonus Rewards Sdn. Bhd.)가 100% 지분을 들고 있다. 보너스리워즈는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둔 투자회사로, 레이싱홍그룹 계열이다.

벤츠코리아 설립 초기에는 다임러AG가 51%, 한성인베스트먼트(한성자동차주식회사)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애초부터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특수관계로 시작된 셈이다.

한성자동차는 2007년 한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벤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딜러업을 시작했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홍콩 트루스탠드(Truestand. Ltd.)가 100% 소유하고 있다. 트루스탠드 역시 레이싱홍그룹 계열이다.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가 벌어들이는 돈은 최종적으로 레이싱홍그룹에서 모이는 구조다. 통상 수입사가 딜러사보다 우위에 있는 것과 달리,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를 넘어 ‘갑’의 위치에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공식 벤츠 딜러사는 한성 계열의 ▲한성자동차 ▲스타자동차▲한성모터스, 효성 계열의 ▲더클래스효성 ▲신성자동차, 기타의 ▲KCC오토 ▲중앙모터스 ▲모터원 ▲교학모터스 ▲경남자동차판매 ▲진모터스 총 11곳이다.

딜러사별 판매대수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한성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45%대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성 계열 딜러사 3곳을 모두 합치면 50%를 웃돈다. 나머지 8개 딜러사가 절반도 안되는 파이를 나눠먹고 있다는 얘기다.

벤츠코리아가 한성자동차의 실적을 위해 목이 좋은, 소위 ‘노른자 땅’에 매장을 우선적으로 내주고 있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성자동차는 전국 17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은 ▲강남 ▲청담 ▲삼성 ▲서초 ▲방배 등 7곳이고, 지방은 ▲인천 ▲분당 ▲수원 ▲성남 ▲대전 등 10곳이다. 부산 등 영남지역 공식딜러인 스타자동차와 부산, 전남에서 영업중인 한성모터스는 각각 4곳씩 운영하고 있다.

더클래스효성은 ▲강남 ▲분당 ▲송파 ▲용인 ▲동탄 등 총 10곳에 불과하고, 신성자동차는 광주 1곳에 전시장을 두고 있다. 또 ▲KCC오토 9곳 ▲중앙모터스 3곳 ▲모터원 4곳 ▲교학모터스 2곳 ▲경남자동차판매 3곳 ▲진모터스 2곳이다.

서울 내 전시장 15곳 중 수입차 구매력이 높은 강남은 한성자동차가 대부분을 자리잡은 형국이다. 부산과 인천 등도 한성 계열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과거 벤츠코리아가 한성자동차를 지원하고 경쟁업체를 배제하기 위해 지분양도 승인을 거절한 전례가 있는 만큼, 한성자동차 특혜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높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한성자동차 불공정 행위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벤츠의 높은 인기로 신차 물량이 달리자, 한성자동차에 우선적으로 배정해 주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사 관계자는 “벤츠코리아의 모든 정책이 한성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나머지 딜러사들은 재고도 부족한 상황인데,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할인 경쟁에까지 뛰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주주 고배당 정책은 한국 진출 초기부터 제기됐다. 벤츠코리아는 설립 3년 만인 2005년부터 순이익의 90% 가량을 주주배당했다. 최근 배당성향은 ▲2016년 66% ▲2017년 52% ▲2018년 63% ▲2019년 40%로 이전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주주환원에 비해 한국 시장 재투자율은 ‘0’(제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레이싱홍그룹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아시아 GMBH(80%), 스타오토홀딩스(20%)가 주주로 있다. 스타오토홀딩스가 지난해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로부터 걷어들인 배당금만 503억원에 이른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레이싱홍그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의 공생은 정상적인 자유경쟁 체제를 무너트리고 있다. 다른 딜러사뿐 아니라,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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