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속 홍콩 내 불안감 고조

등록 2020.05.30 13:30

기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입법 강행에 미국이 홍콩 특별지위 박탈로 맞대응하며 홍콩 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며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일국일제(한 국가 한 체제)’로 대체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은 중국의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데 대한 보복조치다.

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즉각적인 특별지위 박탈 등 구체적 조치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앞서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무역·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지위를 보장해 왔다. 홍콩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허브 등의 경제지위를 구축해왔다.

현지 매체들은 홍콩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두고 있는 미국 등 서방 기업이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 등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우려 중이다. 홍콩에는 현재 1541개의 다국적 기업이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또 홍콩의 금융 허브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핵심인 ‘달러 페그제’(통화가치를 미국 달러화 대비 일정 범위 내로 묶어두는 제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홍콩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홍콩보안법의 홍콩 내 입법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