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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특수’에도 웃지 못한 증권가, 2분기는 어떨까?

‘동학개미 특수’에도 웃지 못한 증권가, 2분기는 어떨까?

등록 2020.05.20 15:01

고병훈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줄줄이 ‘어닝쇼크’한투·KB證 등 6곳, ‘적자전환’ 충격전문가들 “2분기가 더 큰 문제”당국 규제도 발목···IB 부문 충격↑

‘동학개미 특수’에도 웃지 못한 증권가, 2분기는 어떨까? 기사의 사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다.

기대를 모았던 ‘동학개미 특수’조차 없었다.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사업 비중이 컸던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실적 감소폭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손실 133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한투증권이 분기 손실을 낸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무려 45분기 만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914억원을 기록해 이 역시도 지난해 1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대형사 가운데 한투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ELS 자체 헤지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세가 80% 이상 발생했다.

KB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14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16.8% 감소한 수치다. KB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ELS 자체 헤지 과정에서 운용 손실이 난데다 라임자산운용 TRS(총수익스와프) 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81.9% 감소한 3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삼성증권은 86.9% 감소한 1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중에서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결 기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3% 감소한 107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적자로 전환한 증권사는 한투증권을 비롯해 KB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총 6곳이다. 브로커리지 부문 점유율 1위로 ‘동학개미운동’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 키움증권도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1.83%, 95.78% 급감한 103억원과 66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겨우 면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대신증권 등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유진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오른 1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증권가에서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 246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이후 3년 연속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다. 대신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472억원으로 같은 기간 4.2% 늘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낮아 트레이딩 손실이 거의 없었고,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저축은행 등 계열사 실적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를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등 IB 부문 실적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핵심사업인 파생상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규제에 나선 것도 고민거리다.

앞서 금융당국은 증권사 부동산PF 채무보증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증권사가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여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위험요인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번 개선안으로 부동산PF 시장의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PF에 대한 한차례 큰 규제안이 있었고, 이번 개선안으로 증권사들의 수익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간 증권사들은 부동산PF의 수익을 기반으로 IB 부문에서 큰 이익을 거둬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규 PF의 경우 3월부터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조달비용이 상승했고 실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단기자금 시장이 다시 정상화되고 실사에 지장이 없을 때까지는 PF를 통한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 증권사의 비즈니스모델이 브로커리지에서 IB, PI위주로 크게 변화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은 성역이 없어 IB, PI, ELS, 이자이익, 채권관련수익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악영향을 줬다”며 “이 모든 여파가 종료되기 전까지 증권사의 실적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된 파생결합증권 관련 유동성 문제와 부동산PF ABCP 관련 유동성 문제로 증권업종의 변동성은 당분간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리스크가 아직 존재한다는 점에서 IB 부분의 실적은 2분기에도 빠르게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어 2분기까지는 보수적 관점으로 실적을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종전 ‘안정적’에서 ‘하향 조정 검토’로 바꿨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및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 적정성, 자금 조달,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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