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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돈 은마추진위원장 “무리한 지자체 개입 유감”

[인터뷰] 이정돈 은마추진위원장 “무리한 지자체 개입 유감”

등록 2020.04.17 07:50

수정 2020.04.18 23:16

이수정

  기자

“제비뽑기 방식 선관위 선출은 매몰비용 여지↑”“구청-은마반상회 짬짜미 정황 포착···소송검토”“은마반상회는 비공식 단체···절차 준수해야”“188억원 무단 대출·사용은 사실무근···혐의無”

10일 오전 이정돈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이 그간 불거진 내홍과 의혹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10일 오전 이정돈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이 그간 불거진 내홍과 의혹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제대로 된 절차를 지켜 문제를 제기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죠. 하지만 지난해 12월 반상회에서 강남구청에 제기한 민원인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실소유주인지 조차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원칙상 민원은 추진위에 먼저 제기되어야 하고, 추진위가 민원인 실소유주 여부 확인 후 지자체로 의뢰하는 게 순서입니다. 추진위원장 업무 수행이 가능한 상태임에도 절차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개입하는 지자체에도 유감을 표합니다.” (이정돈 은마아파트 추진위원장)

10일 오후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현재 모든 절차가 공식 단체인 추진위를 패싱(passing)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강남구청과 은마반상회의 야합 정황을 포착했다”며 은마반상회를 ‘불법단체’로 지목하고, 불법단체가 위원회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내홍(內訌)은 지난해 12월부터 격화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의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은마반상회는 현재 단체 채팅방 소속 기준으로 1000여 명의 회원 소속된 주민단체로, 그즈음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큰 틀에서 이들은 이 추진위원장이 위원회가 임기 내 재건축을 한 단계도 추진시키지 못했음에도 100억원이라는 추진비를 무분별하게 대출 및 사용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이후에도 소유자 담보로 80여억원을 대출하고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위원장의 의견에 반하는 소유주들을 집단 묻지마 고소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남구청은 현재 은마아파트 추진위원 정족수 미달을 근거로 강남구청에 선거관리위원 조정을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위원회 측은 이같은 지자체의 개입이 무리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이정돈 은마아파트 추진위원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민원 절차부터 지켜야···‘제비뽑기’ 선관위 선출은 사업리스크 높이는 꼴”
이 추진위원장은 그간의 과정들을 설명하며 민원 제기 시작부터 정당한 절차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제비뽑기로 선출된 선관위원은 중대한 하자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추후 사업에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로 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시작점을 이야기 해보겠다. 위원장 임기 만료가 2월 17일이었다.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추진위 회의를 개최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했다. 문제는 총회 4일 전인 12월 6일부터 불거졌다. 그날 은마반상회는 위원회에 어떤 통보도 없이 회의를 막겠다며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서명은 주말인 7~8일 진행됐다. 당시 이것 때문에 공문들이 특근까지 했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재건축 사업 민원 때문에 특근하는 게 일반적이진 않다.”

“그 주말 새 558명의 사람이 회의 금지 민원 신청에 서명했다. 은마반상회 대표는 주말 동안 아파트를 돌면서 ‘구청장이 재건축을 빨리해준다고 했다’며 숫자를 채웠다는 게 일부 민원인들의 증언이다. 이후 강남구청은 10일 오전 회의를 중지하고 위원회 내부 서류 일체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왔고, 은마반상회는 회의실을 강제 폐쇄해버렸다.”

원칙상 선거인 10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을 때 선거관리위원 선임을 구청장에게 의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 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남구청 차원 소유주 확인을 마쳤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위원회는 서명한 사람들이 실소유주 여부 확인조차 안된 상태인 데다, 선거관리규정 제7호 3항(민원 제기는 위원회를 거쳐야 한다)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를 긴급한 사유가 없다며 기각했지만, 행정 항의 조치를 추가로 했다. 아직 판결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

특히 구청에서 진행하는 ‘제비뽑기’ 방식으로 선관위원을 뽑게 되면, 그 자체로 중대한 흠결이 생길 가능성이 크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만약 제비뽑기 방식으로 선관위원을 선임한다면, 추후 문제 소지가 크다. 이와 관련 재선출 총회가 개최될 상황이 생긴다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구청-은마반상회, 사적 내통 정황 포착···소송 검토 중”
이 위원장은 “강남구청이 은마반상회와 짬짜미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소송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남구청이 공문을 보내는 과정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점들도 토로했다.

앞서 이 추진위원장은 3월 20일 강남구청에서 ‘지자체에서 선거관리위원을 직접 선임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가 제시한 문제는 크게 3가지다.

“우선 강남구청이 추진위원수 미달을 근거로 구 차원에서 선거관리위원을 선임하겠다며 관련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자료 미제출 시 3월 26일 직접 방문해 확보하겠다는 통보와 함께. 하지만 정족수 미달은 해석의 여지가 있는 데다, 애초에 추진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민원 등을 수용한 지자체가 무리하게 개입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둘째로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2항에는 출석요구서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규정도 있다. 하지만 구청은 위원회에 공문을 발송한 지 30여 분 뒤 반상회 측에 문건을 공개했다. 구청은 은마반상회 측이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기 때문에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반상회 단체 채팅방에 공지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아하다.”

“마지막으로 구청이 위원회에 자료 조사를 나오겠다는 날짜가 행정조사법에 위배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1항을 보면 현장 출입조사서는 조사개시 7일 전까지 통지해야 하지만, 하루가 모자란다.”

은마반상회 단체 채팅방 캡처. 이정돈 위원장은 이를 토대로 은마반상회가 강남구청이 진행할 일정을 사전에 모두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짬짜미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은마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은마반상회 단체 채팅방 캡처. 이정돈 위원장은 이를 토대로 은마반상회가 강남구청이 진행할 일정을 사전에 모두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짬짜미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은마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

이 추진위원장은 “위원회가 배제된 채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은마반상회 대표가 구청이 앞으로 추진할 일정을 미리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3월 20일 이후 위원회가 법적 자문을 거쳐 회신했음에도 강남구청은 31일 위원회 선거관리위원 공개 추첨을 단행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이 내용이 ‘3월 20일’ 이미 반상회 단체 채팅방에 공지됐었다. 위원회가 무슨 말을 하든 이미 정해진 순서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에 위원회는 선거관리위원선임결정처분 취소 행정 소송을 진행했고, 법원은 지난 10일까지 집행 정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188억원 무단 사용?···사실무근”
이 추진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188억원 담보 대출과 무단 사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188억원 중 102억원은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당시부터 지금까지 시공사에서 사업비를 대여해 집행 금액이다. 나머지 86억원에 대한 주장은 왜곡됐다. 소유주 담보가 아니라, 시공사에 사업비 명목으로 86억원을 대여 받으려고 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당시 총회를 거친 후 진행하자는 의견이 다수였기 때문에 무산됐다. 결과적으로 대여하지도 않은 금액이 실제로 그런 것 마냥 이야기되고 있다.”

2019년 8월에 하반기 추진위 운영비 및 사업집행을 위해 시공사에 86억원 추가 계약도 찬성 58표로 가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현재까지 진행하지 않았고, 주민 총회를 거쳐 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은마아파트 재건축 진행 현황에 대해서는 상징적인 단지이기 때문에 정부와 서울시에서 사실상 재건축 절차를 덮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8월부터 서울 집값이 급격히 올랐다. 당시 재건축 추진을 위해 서울시에 문의를 한 결과 ‘좀 더 두고보자. 정부에서 은마 아파트가 집값에 주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답변이 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항의 시위도 여러차례 진행했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다. 내부적으로는 빠른 시일 내 선관위를 조직하고 사업이 원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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