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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몰린 증권 CEO들의 각양각색 대처법

위기 몰린 증권 CEO들의 각양각색 대처법

등록 2020.04.13 16:02

수정 2020.04.13 18:17

김소윤

  기자

코로나로 자금조달 악화,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자사주 매입부터 착한 임대료 운동 등 극복나서‘주주친화형’, ‘직원 기살리기형’, ‘봉사헌신형’ 등

위기 몰린 증권 CEO들의 각양각색 대처법 기사의 사진

신규 고객 유입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여느 때보다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 증권사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자금 조달이 악화되면서 현재는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연례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자 ‘보다 못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나서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국면으로 증권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걷게 되자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사내 메시지를 전하는 등 임직원들을 직접 독려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극복 일환으로 주가 방어를 위해 회사 자사주 매입에 주력하는 사장단들이 여럿 보였다.

NH투자증권의 정영채 사장은 지난 3월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대표직 연임과 함께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지분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정영채 사장이 소유한 자사주는 기존 1만1697주에서 1만6697주로 증가했다.

또 그는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전 자율 신청을 받아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기도 했다. 임직원 자사주 매입 규모는 최대 900억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양홍석 사장도 최근 자사주 1만5천주를 장내매수했고,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자사주 5만5천주를 취득해 보유 주식수를 9만5천주로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다.

코로나 국면 와중에도 ‘직원 기살리기’에 나서면서 ‘따뜻한 소통’을 나눈 것이 화제가 됐던 CEO도 있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로 가라앉은 사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직접 나섰는데, 최근 고객지원팀 직원에게 홍삼을 보내고, 전화 응대 업무를 담당하는 고객센터 직원에게는 도시락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수석부회장은 최근 전국 지점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 400여 명에게 면역력 보강을 위한 홍삼 제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물품 전달하고,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는 등 ‘봉사헌신형’의 CEO도 있었다. 유진투자증권의 장수 CEO인 유창수 사장은 여의도 본사에 정기적으로 출입하고 있는 배달 업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물품 키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예방물품 전달은 코로나19에 따른 갑작스런 업무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배달 업무 종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또 유창수 사장은 착한 임대료 운동에도 동참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에서 보유 중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중심상가 15개 호실의 임대료를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30% 인하 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임차인들에게 해당 사실을 안내하고 지난 10일 임대료 인하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착한 임대료 운동’이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상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임대인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나눔 활동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회사가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했고 이에 따라 예방 키트 전달과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이번 활동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사회가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이들 CEO들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코로나19 공포에 혼란을 느끼는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정영채 사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시장의 불안 요소가 많아진 지금이 시장과 고객자산의 상황을 설명하고 고객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절실한 시기”라며 “현장과 지원조직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객을 잊지 않고 고객을 위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올해 교보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봉권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사내 메시지를 보내고 현 상황을 ‘역풍역수(逆風逆水)’에 비유하면서 “역풍역수는 바람을 안고 물결을 거스른다는 사자성어다”라며 “작금의 금융시장은 이처럼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시기”라고 위로했다.

이어 “하지만 새는 역풍을 가르면서 더 비상하고 때론 혼자가 아니라 열을 삼각 편대로 지어 서로의 저항을 줄여가며 비행하기도 한다”며 “또한 물고기는 끝끝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큰 물고기가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국내 증권사 CEO가 한목소리로 증권업 위기를 언급하는 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대형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숫자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의 1분기 순익은 평균적으로 7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1719억원)보다 60%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IB부문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부문의 손익 악화가 불가피헤 이익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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