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 기자
등록 :
2020-04-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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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이기형 회장, 이번엔 ‘지주사 체제 탈피’ 승부수

2006년 사세 확장 위해 사업별로 자회사 분할
2008년 자회사 재통합 후 B2C·B2B로 사업 정리
올해 지주사 체제 포기…합병 통해 성장동력 모색

그래픽=박혜수 기자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지주사 포기’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2006년 사세 확장을 위해 사업별 자회사를 세운 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지 14년만이다.

2008년 자회사를 재통합 한 데 이어 기업간거래(B2B) 및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두 축으로 사업 영역을 정리한 만큼 지주사 체제 유지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병을 통해 순수 지주사 유지시 발생하는 의사결정 과정과 자원 낭비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 신규 투자 유치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파크홀딩스는 지난 1일 자회사인 인터파크를 흡수합병 하기로 결정했다. 인터파크홀딩스와 인터파크는 오는 5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합병 안건을 승인하고 오는 7월 합병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 법인은 ‘인터파크’ 상호를 사용한다.

인터파크 그룹은 그 동안 지주사인 인터파크홀딩스가 B2C 사업 계열사 인터파크와 B2B 사업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합병 법인인 인터파크가 아이마켓코리아 등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린 구조로 변화한다.

인터파크가 지주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06년이었다. 당시 쇼핑·도서·엔터테인먼트·여행 사업부문을 각각 인터파크쇼핑·인터파크도서·인터파크ENT·인터파크투어 4개 독립회사로 분할했다. 인터파크는 이들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사로 전환했다.

그러나 불과 2년만인 2008년 인터파크는 분할했던 자회사들을 다시 하나로 통합(인터파크INT)했다. 지주사인 인터파크와 사업 자회사인 인터파크INT 체제가 되면서, 지주사가 남아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예전으로 그대로 돌아온 셈이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당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각 분야에서의 시장 경쟁을 낮추고 선두업체와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자회사 분할을) 작업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통합한 것은 그 전과 동일한 것이어서 시행착오 끝에 원상태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8년 이미 재통합을 거친 만큼 이번에 인터파크가 지주사 체제에서 탈피한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재통합 이후 인터파크는 2011년 아이마켓코리아와 2014년 안연케어 등을 인수하긴 했으나, 지마켓 등 많은 자회사를 청산 또는 매각하면서 여전히 이커머스 사업을 하는 인터파크가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순수 지주사를 유지할 경우의 장점에 비해 단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지주사가 존재하면 여러 자원들이 중복될 수밖에 없고, 의사결정 체제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터파크의 대부분의 사업이 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인터파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이번 합병에서 합병신주가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을 희석할 수 있게 됐다. 인터파크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인터파크는 최대주주 인터파크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 67.82%에 달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통주식수가 부족하면 주가 상승을 방해하게 되고 신규 투자를 유인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합병 인터파크의 최대주주는 이기형 회장으로 25.86%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합병 전 인터파크홀딩스와 인터파크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추후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유리해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합병 법인은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경영활동이 이뤄질 것이며,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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