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영 기자
등록 :
2020-03-25 17:31

[코로나19 돈맥경화]금융당국 지원에도 CP 리스크 여전…이달 말 고비

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당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한 자금경색을 막기 위해 지원책을 내놨지만 단기금융시장 안정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 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지원안이 부족해서다. 기업어음(CP) 금리의 급등세도 지속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5일 KB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인 CP와 전자단기사채는 44조5000억원이다. 일반 회사채는 16조9000억원이다. 개별 발행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만큼 회사채보다 CP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CP의 경우 증권사들의 개별 만기 도래 규모가 커 차환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P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어음형식의 단기 채권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하면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3조원대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요구)이 발생했으며, 이를 대처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CP 등 단기채권을 시장에 대거 쏟아냈다. 채권 가격이 급락(채권 금리는 상승)하고 기존 CP를 발행하던 기업들의 자금 경색이 심화됐다.

지난 17일 A1등급 CP(91일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연 1.36%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단기 유동성 흐름이 굳어지면서 지난 24일에는 연 1.65%까지 치솟았다. 반면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가 전날 대비 0.004%포인트 내린 연 2.006%에 마감했다. 중장기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90일 이하 단기채인 CP 시장에선 유동성 위기를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기존 10조원 규모로 예정됐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10조원 증액한 20조원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조성됐던 1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의 2배 규모다.

이번 대책으로 크레딧 시장의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이지 못한 지원 방안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자산에 우량 CP를 편입하기로 했지만 어디까지 우량등급인지는 언급이 없었다.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도 CP를 매입할지 여부 역시 결정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자금 집행이 4월부터 이뤄지는 만큼 이달 말 만기를 앞둔 단기자금시장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3월말까지 단기자금 만기의 차환이 필요해 채안펀드보다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위한 조치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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