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3-23 10:58

수정 :
2020-03-23 17:06

아시아나항공, ‘내부출신’으로 이사회 꾸린 속사정

부사장 출신 최영한, 사외이사 선임 예정
이사회 5인 중 80% 달하는 4명, 아시아나 출신
생존기로 놓인 항공업…경영난 타개, 전문가 도움 필수
대형사 출신 극히 소수, 대한항공은 영입 사실상 불가능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멤버 5명 중 4명이 내부출신으로 구성되면서 독립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봉착한 만큼, 과거 경영진 출신을 사외이사로 두면서 경영난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라는 입장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사회의 80%가 내부출신으로 구성되는 만큼, 독립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사외이사 3인 중 2인이 박 전 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을 진행 중인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7일 정기 주총을 열고, 최영한 전 아스공항(現 아시아나에어포트) 대표이사 사장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안을 다룬다.

최영한 후보는 지난 2008년부터 사외이사직을 맡아온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의 후임으로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정창영 사외이사의 임기는 오는 30일 만료된다.

1943년생으로 올해 78세인 최영한 후보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금호그룹 계열사이던 금호전기로 첫 입사했다. 1991년 아시아나항공으로 적을 옮겼고, 관리담당 부사장과 안전기술분야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1년 아시아나공항서비스, 2004년 아스항공에서 각각 대표이사(사장)를 맡은 항공업과 재무분야 전문가다.

특히 최영한 후보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당시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이사회 일원으로 손발을 맞춘 이력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창립 멤버는 아니지만, 초창기 멤버이자 박 전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최영한 후보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이사회는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제외한 4명이 아시아나항공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되게 된다.

사내이사로는 한창수 대표이사 사장과 안병석 경영관리본부장 전무 2인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임시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유병률 전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은 창립멤버 중 한 명으로, 신공항기획과 서비스, 총무인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05년 인천공항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고, 2010년 그룹 차원의 사장단 구조조정을 앞두고 퇴임했다.

현재 HDC현산은 한창수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기존대로 유지하며 경영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인수 작업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고, 항공업황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대대적인 비운항과 감편을 실시 중이다. 중국 등 단거리 노선까지 포함한 국제선 운항항률은 20%대에 불과하다. 비용절감을 위해선 급여 30% 각감과 전직원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업 특성상 20년 이상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사외이사 구성에 고민이 컸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국적항공사 중 FS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2개사 뿐이고, 대한항공 출신 임원들의 아시아나항공 이직은 금기시되고 있다. 때문에 내부출신으로 후보가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최영한 후보의 경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사업구조 등 회사 경영에 밝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최 후보는 재무분야 전문가로, 경영난을 겪는 아시아나항공의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과 전략 수립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유병률 사외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현 위기상황을 조금이라도 극복하려면 항공업 전반에 걸쳐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내부출신으로 불거질 수 있는 여러 논란들을 배제할 만큼 긴급상황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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