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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이 날린 메세지···‘조현아 자리 없다’

조원태 회장이 날린 메세지···‘조현아 자리 없다’

등록 2020.02.07 16:58

이세정

  기자

한진칼·대한항공 이사회서 호텔·레저 정리키로칼호텔 소유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수년간 방치조 전 부사장, 경영복귀 후 개발 진두지휘 예상돼한옥호텔 건립용 송현동 땅·왕산레저개발도 처분조 전 부사장이 과거 총괄·애착 보인 대표적 사업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를 원천차단한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처분을 결정한 데 이어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파라다이스호텔도 매각키로 했다.

조 회장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기업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리 명단을 살펴볼 때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갖고 키워온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조 전 부사장에게 ‘돌아올 곳이 없다’는 메세지를 전달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진칼은 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의결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호텔과 레저 사업의 구조를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한 점이다. 조 회장은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매각키로 했다. 또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의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그룹 내 호텔과 레저사업을 전면 개편하기로 한 것을 두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조 전 부사장이 가장 애착을 가져온 계열사다. 2014년 ‘땅콩회항’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가 2018년 복귀를 시도하면서 선택한 곳이 바로 칼호텔네트워크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을 비롯해 제주KAL호텔과 서귀포KAL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제주 파라디이스 호텔은 2008년 인수했지만 시설 노후화로 영업은 물론, 개발이 중단되며 방치돼 왔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사업 등을 진두지휘하며 한진그룹 호텔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조 전 부사장의 입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이사회도 전날인 6일 송현동에 위치한 토지(3만6642㎡) 및 건물(605㎡)과 인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송현동 부지 매각의 경우 지난해 2월 발표한 ‘한진그룹 비전 2023’에 담긴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했다.

조 회장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해 주간사 선정과 매각 공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올해 중으로 매각작업을 완료하기로 했다.

서울 경복궁 인근의 옛 주한 미국대사관 숙소이던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7성급 한옥 호텔 건립을 목표로 2008년 약 2900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이 사업의 총괄자는 조 전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바로 건너편이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이고 인근에 광화문,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 인사동 전통문화거리가 있어 일반 상업시설을 짓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주변 학교의 학습권 침해 우려도 제기됐다. 호텔은 학교보호법상 유해시설로 규정돼 있어 학교와는 직선거리가 200m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점도 제약으로 작용했다.

왕산레저개발은 2011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요트 계류장인 ‘왕산마리나’를 조성할 목적으로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회사다. 설립 당시 조 전 부사장이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왕산레저개발은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모회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매년 자원 지금을 받아왔다. 조 전 부사장의 복귀처로 유력하게 거론된 탓에 그룹 차원에서 사업 철회가 쉽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가져온 회사를 하나 둘 정리하면서 자신의 경영권에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의 그룹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그룹의 현금 흐름을 원할하게 개선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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