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서 기자
등록 :
2020-01-15 13:42

‘자본확충 불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책임 완수 못하고 퇴장?

‘초대 CEO’ 심성훈 행장 임기 만료
2월부터 후임 인선 논의 착수할 듯
두 차례 임기 연장해 교체 가능성↑
인터넷은행법 표류로 자본확충 실패

사진=케이뱅크 제공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의 CEO 교체 시기가 또 다시 임박하자 심성훈 행장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위기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제 역할을 해온 초대 대표이지만 은행의 여전한 자금난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돼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심성훈 행장의 임기 만료가 3월말로 다가오면서 조만간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지배구조내부규범에서 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하도록 규정해 다음달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케이뱅크 측은 1월1일 만료 예정이던 심성훈 행장의 임기를 3개월 연장키로 한 바 있다. 지난해 9월말 임기 만료 시점을 3개월 늦춘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당시 임추위는 심 행장의 임기 연장을 결정하면서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다만 이번엔 케이뱅크 임추위가 심성훈 행장을 대신할 다른 인물을 물색할 공산이 크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당초 그의 임기만료를 미룬 것은 책임을 지고 자본 확충을 완수하라는 의미였는데 그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심 주주인 KT의 회장이 교체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케이뱅크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예적금담보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신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개점휴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 최근엔 소액대출상품 ‘쇼핑머니’ 판매까지 멈췄다.

그만큼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실제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1.85%(지난해 9월말 기준)로 국내 19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267억원 규모의 브리지 증자로 자본금을 5051억원까지 늘렸지만 경영을 정상화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기대를 걸었던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심사 시 ‘공정거래법 위반’ 항목을 결격 사유에서 제외하는 게 핵심인데 사실상 KT와 케이뱅크를 위한 조치라는 지적에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ICT기업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34%까지 상향한 특례법 시행과 함께 케이뱅크도 KT 주도의 증자를 시도했으나 이 회사의 담합 혐의로 발목이 잡힌 상태라서다.

물론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이 한 차례 더 논의될 여지는 있지만 여야가 ‘4월 총선’ 대비 태세에 돌입하는 만큼 확률은 반반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법안이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케이뱅크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움직임에 주목하면서도 우회증자, 신규 투자자 영입 등을 비롯한 그간의 카드를 재점검해야 하는 처지다.

케이뱅크 임추위도 차기 CEO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성훈 행장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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