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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이 복덩이···‘테라’가 바꿔 놓은 하이트진로

신제품이 복덩이···‘테라’가 바꿔 놓은 하이트진로

등록 2019.11.06 17:35

이지영

  기자

출시 6개월만에 맥주 점유율 10%이상 끌어 올리며 카스 위협강성 노조도 사측과 손발 척척···위로금 반영해 임단협 연내 마무리할듯시가총액 3년 6개월 만에 2조 복귀···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

신제품이 복덩이···‘테라’가 바꿔 놓은 하이트진로 기사의 사진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테라 흥행 성공에 힘입어 지난 7년간 ‘카스’에 내줬던 맥주 점유율 1위 명성 되찾기에 나섰다. 테라는 출시 초부터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며 6개월 만에 점유율을 무려 10%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국내 맥주 역사상 최단 기간 최다 판매 기록이다.

이런 복덩이 신제품이 쉽게 탄생한 것은 아니다. 테라는 맥주사업 생존을 위해 탄생한 마지막 승부수였다.

테라 출시 이전 하이트는 국산 시장에서는 카스에 치이고, 치고 올라오는 수입맥주에도 시장을 빼앗겼다. 2015년 약 8000억원이던 맥주 매출이 지난해 7100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당시 김인규 대표이사는 “맥주 생각만 하면 잠이 오지를 않는다”는 말을 달고 다닐 정도로 부진한 맥주 사업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인력 구조조정과 ‘프로세스 혁신’ 전담 조직을 가동하며 특단의 조치를 취해도 실적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은 2014년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후 5년 동안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5년 40억원, 2016년 217억원, 2017년 289억원, 2018년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을 제외하곤 매년 200억~3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이트는 한때 맥주시장의 신화로 통했다. 1993년 100% 천연 암반수를 내세우며 출시한 지 3년 만인 1996년 맥주 시장의 1위에 올랐다. 2008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5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12012년 오비맥주에 1위 자리를 뺏긴 후 카스와 클라우드, 수입 맥주들에 밀려 점유율은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2008년 59.3%의 정점을 찍고 2009년 57.5%, 2010년 55.8%, 2011년 50.26%, 2012년 44.34%으로 줄었다. 작년말기준으로 점유율은 30%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이같이 암울했던 하이트진로에 반전의 계기가 가져다 준 것은 바로 복덩이 신제품 ‘테라’ 다. 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 대박을 치면서 회사 분위기도 활기를 띄고 있다.

4월 출시된 테라는 39일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하며 맥주 브랜드 가운데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이후 97일 만에 300만 상자 판매(6월 25일 기준), 152일 만에 600만 상자를 판매(8월 19일 기준)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테라는 7·8월 여름 성수기 시즌에만 300만 상자(한 상자당 10L 기준) 이상 매출고를 올리며 2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하이트진로 한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이후 도매상들이 테라 입고를 재촉하는 현상이 많아졌다. 이에 그동안 실적부진으로 의기소침해졌던 영업 파트 분위기는 활기가 넘치고, 주목받지 못했던 마케팅 홍보 관련 부서도 테라 성공의 1등 공신으로 인정 받았다”며 “올해는 노사가 오랜만에 뜻을 맞춰 임단협도 시기도 미룬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강성으로 이름난 하이트진로의 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사측과 임단협 시기를 맥주 성수기인 여름 이후로 미루며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임단협을 전년 실적을 바탕으로 연초에 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신제품 활성화에 주력하기 위해 노사 합의로 임단협을 하반기로 미뤘다”며 “올해 아직 맥주사업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흥행 성과를 반영해 성과급 개념의 ‘위로금’까지 순조롭게 합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테라 인기에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가동률은 급상승했고, 시가총액 또한 3년 6개월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강원공장 가동률은 테라 출시 전인 올해 1분기 42.3%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63.7%를 기록한 이후, 현재 70% 이상의 완전가동에 가까운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공장 역시 가동률을 회복, 고정비 부담을 크게 줄였다. 다품종을 생산하는 해당 공장은 테라 생산에 역량을 쏟고 있는 강원공장 가동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역시 상승세다. 전주공장의 경우 2분기 기준 42.8%를 보여 1분기인 26.1% 대비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 측 관계자는 “현재 주 52시간 체제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24시간 내내 공장이 돌아갈 때를 100%로 친다면 현재의 가동률은 풀가동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추후 공장 가동률은 더욱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매출액을 5568억 원, 영업이익은 555억 원 이상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시장 컨세서스인 영업이익 432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테라’는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일명 ‘폭탄주’ 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까지 맥주 카스와 소주 처음처럼을 섞은 ‘카스처럼’ 이 폭탄주를 대표했다면, 이제는 ‘테슬라’ ’테진아’가 폭탄주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테라와 참이슬, 테라와 진로를 섞어 만든 폭탄주 이름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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