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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매각설···항공업계 “가능성 있는 얘기”

[팩트체크]이스타항공 매각설···항공업계 “가능성 있는 얘기”

등록 2019.10.18 08:22

수정 2019.10.18 09:27

이세정

  기자

회사 즉각 해명 불구, 시장 우려 확산737맥스 운영 중단·日 보이콧 등 타격 현금 유동성 바닥···자금지원도 힘들어

사진=이스타항공 제공사진=이스타항공 제공

1세대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시장 포화와 업황 둔화,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더이상 운영이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가능성 있는 얘기”라며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등과 접촉하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보유 지분 39.6%를 약 1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매각설을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각 추진은 사실이 아니고,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항공업계와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처한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충분하다는 것.

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앞서 한 차례 진행된 항공업계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1세대 LCC다. 2000년대 초중반 국내에서 일어난 LCC 붐으로 영남에어, 중부항공, 코스타항공, 인천타이거항공 등 10여곳의 업체들이 생겼다. 하지만 업체 난립으로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살아남은 업체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스타항공은 미약하게 나마 선발주자로서 명맥을 이어왔지만, 재무상황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출범 후 6년간 적자를 기록했고 2011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률은 한 때 300%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2017년 50% 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고, 3년 뒤 항공운송사업 면허까지 회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항공법을 새로 내놓자 자본잠식률을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48%로, 기준을 넘기며 성장 가능성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말 성장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도입한 보잉 737맥스 기종의 사고가 이어지면서 운영을 잠정 중단, 매달 5~6억원 가량의 리스료와 유지비를 지불하며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 장기화로 실적에 직격탄을 입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일본 노선 비중은 35%로 적지 않다. 최종구 대표는 지난달 사내게시판에 올린 담화문에서 “누적 적자만 수백억원대”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올 초 새로 배분받은 중국 신규 노선에 취항하고 동남아 노선 비중을 늘리는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스타항공은 추석 직후 긴급조치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또 신청자에 한해 1~3개월간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현금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낸 만큼, 당초 추진하던 상장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LCC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매물로 나온 마당에 이스타항공이라고 못 팔겠냐.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매각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대주주가 일찌감치 매각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스타항공은 과거 국토부의 신규 LCC 항공운송면허 발급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이미 포화된 시장으로의 신규 사업자 진출은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것이고, 나아가 정비, 조종사 등 인력 빼가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율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전 회장(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자녀가 보유한 회사다. 2015년 70%에 육박하던 이스타항공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0%를 밑돌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다른 LCC보다 자금력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 사업 초기인 2011년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 왔다”면서 “항공업이 상하주기를 타는 만큼, 지금 이 시기만 버티면 다시 회복세를 탈 수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자금력 등으로 볼 때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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