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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들이 HUG·감정원으로 떠난 이유

LH직원들이 HUG·감정원으로 떠난 이유

등록 2019.10.17 07:56

수정 2019.10.22 14:46

김성배

  기자

과장급 이하 젊은 직원 상대적 낮은 연봉 박탈감초임 3000만원···국토부 경쟁 공기업 이동현상 차장 진급해도 월급 5만원 오르는 등 보수박해복리 좋다지만···공기업 형평성 정부가 고민해야

LH직원들이 HUG·감정원으로 떠난 이유 기사의 사진

# 국토교통부 산하 최대 공기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 공기업 주택금융분야에서 일하던 직원(과장급) 2명이 최근 산하 경쟁 공기업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감정원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업에서 공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는 많지만 정년이 보장된 공기업에서 같은 산하 공기업으로 이직하는 케이스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유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LH의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LH에서의 연봉보다 2000만원 이상 높은 보수를 받기로하고 이직한 것으로 전해져서다. 내로라하는 공기업 중에서 최하위급 연봉을 받고 있는 만큼 금융 계열 공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 내년 차장 승진을 바라보는 입사 12년차 A과장도 고민이 적지 않다. 열심히 상사를 찾아다니고, 기안문이나 행사에도 적극적이라고 자부하는 그가 내년에 차장으로 승진한다하더라도 늘어나는 보수는 월단위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되서다.

LH의 복리후생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생고생해서 차장 진급에 성공하더라도 보수가 크게 오르지 않다보니 실망감을 감추긴 어려운게 현실이다.

국내 최대 자산 공기업인 LH가 신입직원 등 임직원 수를 크게 늘려가고 있지만, 정작 내부적으론 중간간부를 비롯해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직 등 이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건설분야 최대 공사라는 유명세와는 달리 국토부 산하 내에서도 초봉 등 연봉 수준이 크게 낮은 데다 서울과 극히 거리가 먼 진주 본사 근무까지 해야하다보니 정년이 보장된 공기업을 제발로 나가는 케이스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눈치를 많이 적지 않게 봐온 것으로 알려진 기존 국토부 관료출신 CEO들이 물러난 만큼 LH경영진과 정부가 연봉 현실화를 고려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17일 건설부동산업계와 알리오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LH 임직원 총수는 2016년 6589명을 기록한 이후 2017년 8251명, 2018년 9111명, 2019년 2분기 현재 9456명까지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들어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비롯해 공공기관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LH도 호응하며 매년 임직원을 늘려 1만명 가까운 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것. 2017년 이후 새로 뽑은 비정규직(661명)인력과 파견직 등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임직원들이 LH에 종사하고 있는 셈.

LH는 신입사원 공채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415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는 상하반기 통틀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620명 신입 공채 임용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LH 내부에선 일부 이탈현상 분위기도 엿보인다. 특히 공채나 중간간부 이하 직원들이 낮은 연봉 등을 이유로 퇴사하는 사례가 일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가 건설이나 주택관련 공기업이다보니 한국감정원이나 HUG 등 국토부 산하 주택건설 관련 유관 공기업의 이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직급별로 최대 LH보다 연봉이 2000만원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알리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LH 임직원들의 평균연봉은 LH 7671만원. 그러나 경쟁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 9047만원, 한국감정원은 8931만원, 한국도로공사 8108만원 등으로 LH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리 후생은 쳐지는 편이 아니지만 유독 연봉이 낮아 알게 모르게 자존감이 상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금품 등 비리에는 엄단하며 칼 같이 대응하고 있다. 금품수수 뇌물 향응 채용비리 성추행 등 비리에 대해선 파면이나 해고 등 강력히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뇌물, 횡령 등 혐의로 해임, 파면 등 징계를 받은 직원이 11명(2018년 3명, 2019년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징계를 받은 직원도 2015년 17건, 2016년 11건, 2017년 21건, 2018년 33건, 2019년 8월까지 24건에 이르는 등 증가하고 있다.

LH공채 등 젊은 직원들의 고민은 더 깊다. LH 초임이 국토부 산하 기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알리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LH 신입사원 초임은 연봉으로 290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국토부 산하인 인천국제공항공사 4485만원, 한국감정원 4071만원, HUG 4043만원, 한국철도공사 3225만원 등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선 성과급 등을 모둔 포함해도 월 실수령액 기준으로 300만원에도 못미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 그럼에도 LH본사가 경남 진주로 수도권에 있지 않다보니 부담을 느낀 신입사원들의 이직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LH가 복리후생이 좋고 업무 강도 등도 대부분 무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히 신입사원들 연봉이 낮아 이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LH경영진과 정부가 미래 인재 육성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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