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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생명·전자 ‘뼈대’···과제는 금산분리

[지배구조 4.0|삼성]물산·생명·전자 ‘뼈대’···과제는 금산분리

등록 2019.10.01 07:30

수정 2019.10.01 07:31

임정혁

  기자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삼두마차’큰 그림 그렸지만···금융자본·산업자본 분리 목소리삼성생명·삼성화재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 ‘과제’

물산·생명·전자 ‘뼈대’···과제는 금산분리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일정을 앞둔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 악화까지 산적한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사실상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에 빠진 탓이다.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승계작업을 조직적으로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받은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의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계에서는 순환출자 해소로 닻을 올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대법원 결정으로 사실상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해 ‘A→B→C→D→A’처럼 계열사가 순환 구조를 이루면서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

당시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정리하면서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에 호응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과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를 뼈대로 하는 비교적 간결한 지배구조 토대가 마련됐다.

결국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큰 그림에서 삼성물산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거느리고 있는 형태다. 이런 구조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와병 이후 진행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자연스럽게 완성됐다.

다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완벽히 해소하지 못했다.

당초 삼성그룹이 중간금융지주 설립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간금융지주법이 국회를 국회 문턱을 넘지 못 하면서 무산됐다. 중간금융지주 방식은 일정한 규정 하에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를 동시에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후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등 다양한 방법이 논의됐지만 이 부회장 관련 최근의 대법원 판단으로 지배구조 개편은 다시 멈춘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가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를 재벌개혁 공약으로 내건 만큼 임기 중에 이와 관련 압박이 계속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앞서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물산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일반지주와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하는 금융지주를 거느리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각각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끼리 합병하는 방법도 점쳐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이런 예상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에 이 부회장이 휘말리고 관련 법적 판단이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이런 방안의 지배구조 개편 역시 판단 유보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염두에 두고 고려됐으나 정치권에서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금지하는 상법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그룹은 지금과 같은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삼두마차’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배구조에서는 지주회사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산분리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라는 압력도 커지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배구조와 성과보수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당국의 칼날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삼성그룹에 이를 대입하면 삼성생명이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 부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으로 꼽혀 중점 사안이다.

게다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의 단초가 된 금융당국의 삼성바이오 지배구조 판단이 애초부터 무리한 해석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물산으로 옮겨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서는 것이 투명하면서도 간결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막대한 자금과 대내외 경영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를 현실에 옮기려면 많은 것들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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