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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3남매, 경영 삼각편대 구축한다

한진家 3남매, 경영 삼각편대 구축한다

등록 2019.06.12 10:17

이세정

  기자

조현민, 한진칼 전무로 복귀···조원태 회장 전폭 지원“가족간 합의됐다”···누나 조현아도 의견조율 마친 듯밀수 혐의 등 벌금형·1심서 끝날 경우 연내 복귀 가능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한진그룹 3세들의 남매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데 이어 막내 조현민 전무가 경영 전선에 뛰어들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전무는 이르면 연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지난 10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깜짝 복귀했다. 조 전무의 공식 직책은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이다. 그룹의 신사업 개발과 사회공헌 등 마케팅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조 전무가 경영에 복귀한 것은 지난해 4월 광고대행사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지 14개월 만이다. 당시 조 전무는 대한항공 전무를 비롯한 모든 계열사 임원직에서 물러났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전무의 복귀 시기가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였다고 분석한다. 조 회장은 선친이 별세한 지 보름 만에 한진칼 대표이사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동일인(총수)으로 이름을 올린 조 회장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총회 의장을 맡으며 새 총수 입지를 대내외적으로 각인시켰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 전 회장 지분 상속을 두고 가족 간 불화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 회장은 “아직 합의가 완료됐다고 할 순 없다”고 답하며 의견차이가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더욱이 한진칼 2대주주인 KCGI, 이른바 ‘강성부펀드’의 경영권 위협이 거세지는 만큼 조 회장은 우군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조 전무 복귀가 불러올 파장과 확실한 세력 구축을 두고 저울질한 뒤, 조 전무의 조기 복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줬을 것이란 주장이다.

조 회장은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도 도울 가능성이 크다. 조 전무는 11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가족간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조 전무 뿐 아니라 조 전 부사장과도 잠정합의가 이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밀수 혐의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밀수 혐의와 관련된 1심 선고는 오는 13일로 예정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4개월과 6200여만원의 추징을 구형했다.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관련 선고는 당초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1심 선고기일은 법원의 선고기일 변경요청으로 미뤄진 상태다. 구체적인 기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1500만원의 벌금을 구형한 상태다.

만약 조 전 부사장이 두 재판에서 모두 벌금형을 선고받고, 1심에서 재판이 종료된다면 연내 경영복귀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범죄 사실과 관련해 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경영 참여가 가능하다.

3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가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면 이사직을 상실하고,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로부터 3년간 이 회사의 이사로 선임될 수 없다’는 정관 변경을 요구했지만, 불발됐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며 4년 만에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곧바로 불거진 조 전무의 ‘물컵논란’으로 또다시 무기한 자숙에 들어갔다.

특히 조 전무가 복귀한 배경에는 ‘형제간 화합’을 강조한 조 전 회장의 강력한 유지에 따른 것인 만큼, 조 전 부사장 복귀의 당위성도 확보할 수 있다.

한진가 삼남매 모두가 경영 전면에 나선다면, 경영권 방어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조 전 회장이 따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면 한진칼 지분 17.84%는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5.94%, 삼남매에게 각각 3.96%씩 상속된다.

삼남매가 가진 한진칼 지분율은 조 회장 2.34%, 조 전 부사장 2.31%, 조 전무 2.30%다. 선친 지분을 고루 나눠 받으면 각각 6.3%, 6.27%, 6.26%이고, 이 전 이사장 몫까지 더하면 총수일가 지분은 24.77%다. KCGI가 보유한 15.84%보다 앞선다.

또 조 전 회장이 생전 구상한 승계구도에 맞춰 좀 더 촘촘하게 회사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 전 회장은 조 회장에게 대한항공과 그룹 전반의 경영을 맡기고, 조 전 부사장에게 호텔 계열사를 물려주기 위한 작업을 해 왔다. 조 전무는 당초 진에어를 이끌 것으로 보였지만, 외국인 국적임이 알려지면서 항공사 경영에 관여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조 전무는 한진칼에서 자신이 특화된 광고,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어느 계열사를 넘겨받을 지 명확하진 않지만, 물류를 담당하는 ㈜한진이나 관광사인 한진관광을 이끌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복귀와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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