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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주총에서 구광모 회장 대신 의사봉 잡은 권영수 부회장

[현장에서]LG 주총에서 구광모 회장 대신 의사봉 잡은 권영수 부회장

등록 2019.03.26 17:17

임정혁

  기자

26일 (주)LG 주총서 구 회장 대신해 진행 구 회장, 믿고 맡긴다···2인자로 권 부회장 선택LG트윈타워 30층 동고동락···‘수시 논의’ 알려져구 회장 재경팀 대리 시절 권 부회장 책임자 인연“격식 싫어해”···“구 회장과 성격 잘 맞아” 등 평가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강당에서 26일 열린 (주)LG의 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권영수 부회장은 의장을 맡았다.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구광모 회장을 대신해 의사봉을 두드리며 안건 의결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16분 만에 끝난 이번 주총에서 권 부회장이 안건을 읽으면 참석자들은 “이의 없습니다” “찬성합니다” “원안대로 제청합니다” 등을 외쳤다. 권 부회장은 고개를 채 들 새도 없이 준비된 주총 회순 순서와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나가기 바빴다.

주총이 끝나자 대다수 주주는 LG 사원증을 꺼내 목에 걸고 지하 1층 주총장에서 위층으로 올라가기 바빴다. 입구 오른쪽 따로 마련된 공간을 통해 주총장에 입장한 권 부회장은 나갈 때도 취재진과 격리된 공간으로 주총장을 벗어났다. 일부 취재진이 질의를 위해 권 부회장 뒤를 따라갔으나 질의 응답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구광모 회장이 부임한 이후 권 부회장의 승승장구가 이어지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5일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기존 LG유플러스를 포함해 LG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이번 (주)LG 주총에서 구 회장 대신 의장을 맡은 것도 대내외에 2인자임을 알리게 된 또 하나의 신호라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구 회장이 아직은 본격적인 색을 내기보다는 ‘허니문’ 기간을 갖고 있다는 평가 속에서 권 부회장을 향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권 부회장과 같은 LG트윈타워 동관 30층에 집무실을 두고 있는데 수시로 만나 여러 현안에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권 부회장의 조언이 구 회장에게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권 부회장의 LG그룹 실세이자 ‘컨트롤 타워’ 역할론이다. 실제 구 회장이 LG전자 재경팀 대리로 재직하던 시절 권 부회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만큼 개인적인 인연도 깊다.

LG그룹 내부 얘기를 종합하면 권 부회장에 대한 구 회장의 신임은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권 부회장이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은 것에 더해 허심탄회하고 격식 차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성격이므로 구 회장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철두철미하면서도 굉장히 빠른 두뇌와 승부욕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며 “그러면서도 격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강해보이는 인상과 다르게 마음씨가 참 따뜻한 인물로 꼽힌다”고 귀띔했다.

그 단면으로 권 부회장은 2015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시절 자녀를 둔 여직원과 임산부 직원을 위해 ‘시차 출근제’를 도입했다. 이후 자율 복장 실행과 퇴근 시간 30분 뒤 ‘PC 오프제’를 정식 실행하는 등 원칙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아예 2017년 4월부터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5단계 직급체계를 사원, 선임, 책임 등 3단계로 축소하기도 했다.

1957년생인 권 부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원 산업공학과를 마쳤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과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주요 계열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30대 초반 미국법인 부장에 오르며 ‘최연소 부장’ 타이틀을 차지했다. 50세 전인 2006년에 재경부문장 겸 총괄사장에 오르는 등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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