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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 매각설

[팩트체크]오비맥주 ‘카스’ 매각설

등록 2018.09.06 17:03

수정 2018.09.06 17:55

이지영

  기자

신세계 ‘사실무근’ 공시통해 밝혀성장 둔화 국산맥주 속살 드러나

오비맥주 ‘카스’ 매각설 기사의 사진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 매각설이 해프닝으로 끝났다. 최근 한 언론은 신세계그룹이 오비맥주의 대표 제품 ‘카스’를 5조원 규모 가격에 인수를 추진중이라는 보도를 했다. 오비맥주가 수입·판매하는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 수입맥주를 제외하고 전체 매출의 93%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맥주 카스만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6일 신세계는 한국거래소의 오비맥주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사실 무근”이라고 공시했다. 오비맥주의 모회사 AB인베브도 술렁이는 임직원들에게 즉시 해명했다. 고동우 사장은 오비맥주 임직원에게 “매각설은 사실무근이고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일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설은 오비맥주 글로벌 본사인 세계 최대 맥주기업 AB인베브가 2015년 SAB밀러 M&A를 성사시킨 후 인수금액 상환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 유동성을 확보가 시급하다는 배경에서 시작됐다. AB인베브의 SAB밀러 인수 금액 690억파운드(약 121조3800억원)는 세계 인수합병 사상 3번째 규모였다.

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이 AB인베브에 팔았다. 다시 2009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4년 AB인베브가 58억달러(6조1680억원)다시 인수해 현재까지 경영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카스’ 브랜드를 보유한 오비맥주를 인수함으로써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등 AB인베브의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고 한국 시장을 필두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당시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매각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먹튀’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번 매각설에 오비맥주는 물론 주류업계 전체가 크게 술렁였다.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맥주시장의 현실이 드러난 대목이다. AB인베브가 거금을 들여 오비맥주를 인수할 때만 해도 국내 맥주시장의 성장성은 충분했다. 카스와 하이트가 전체 맥주 시장의 90%이상의 점유율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이 만원에 4캔 등 수입맥주를 국산 맥주보다 싸게 판매하면서 수입맥주 시장이 순식간에 커졌다. 저렴하고 가성비 높은 수입맥주에 소비자는 열광했고 인기는 날로 치솟아 가정용 맥주시장 절반 이상을 잠식했다. 수입맥주로 맥주시장 점유율에 직격탄을 맞은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맥주보다 세금이 싼 발포주를 개발해 자구책 카드로 꺼내들었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주류로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에 속해 세금이 낮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입맥주의 세계적 강자 AB인베브로서는 굳이 카스 등 국산맥주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카스를 매각해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고, 한국에 지사를 설립해 수입·유통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법 하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매각설은 양사가 부인한 만큼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다”면서 “하지만 AB인베브가 정부의 맥주 종량세 전환이 무산된 상황에서 성장세가 둔화된 카스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만큼 국산 맥주의 현실이 그만큼 어려워 졌다는 것이 드러난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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