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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호 vs 최병오, 패션 넘어 유통업 맞수로

박순호 vs 최병오, 패션 넘어 유통업 맞수로

등록 2018.07.10 15:29

정혜인

  기자

중견 패션기업 이끌며 라이벌 구도 형성세정 2011년, 형지 2013년 1조클럽 가입패션시장 둔화에 새 먹거리로 유통업 선택형지, 바우하우스 인수·부산 하단몰 운영세정, 용인 동춘상회 오픈하며 유통업 진출

왼쪽부터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왼쪽부터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이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면서 ‘영원한 라이벌’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과 맞붙게 됐다. 경상도를 기반으로 자수성가한 국내 대표 패션기업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회장은 수년째 같은 사업 영역에서 대결을 펼쳐왔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정그룹은 경기도 용인시에 복합쇼핑몰 ‘동춘175’를 지난 7일 오픈했다. 세정의 모태인 ‘동춘상회’의 이름을 되살린 것이다. 동춘상회는 박 회장이 1968년 부산 중앙시장에서 처음 시작한 의류 도매상점이다.

세정은 브랜드 이월 제품을 판매하는 패션아울렛 운영기업 세정21도 계열사로 두고 있긴 하지만, 복합쇼핑몰과 같은 본격적인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정은 쇼핑몰 사업을 위해 많은 비용이 드는 새로운 투자를 하기보다는 기존 물류 센터 부지를 새롭게 단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 최근 유통업계에서 선호하는 ‘몰링’ 전략을 취해 쇼핑몰에 고객 체험공간, 유명 맛집들을 한 곳에 모았다.

박 회장은 패션업 외에 유통업까지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동춘175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유통 플랫폼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며, 장기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유통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은 “동춘175를 통해 고객에게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삶의 여유와 휴식을, 소상공인과는 함께 공존하고 발전하는 상생을, 지역사회에서는 협업과 고용창출 등을 통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세정그룹보다 먼저 유통업에 진출했다.

2013년 4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쇼핑몰 ‘바우하우스(현 아트몰링 장안점)’를 인수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한 최병오 회장은 지난해 3월 부산 사하구에 아트몰링 부산본점을 오픈해 쇼핑몰 사업을 확장했다. 아트몰링(ART MALLING)은 ‘어 어반 테이스트 몰링(A URBAN TASTE MALLING)’의 줄임말로 ‘도시인의 감성 놀이공간’을 표방하는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이다.

형지는 아트몰링에 지역민을 위한 문화 전시회장, 가족 고객을 위한 놀이시설, 다양한 F&B 등을 입점시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을 표방하고 있다.

유통업도 성장세다. 아트몰링 부산본점의 경우 개점 1년을 맞이한 지난 3월 쇼핑몰 누적방문객 100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곳에 입점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는 연간 관람객이 약 100만명으로 객석점유율이 전국 CGV 중 상위 3%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주민을 대거 흡수했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아트몰링 부산본점과 장안점 모두 지역 내 유일무이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 자리잡으면서 지역민들이 꾸준히 유입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쇼핑 문화를 제안하고 지역 사회공헌을 위한 활동도 이어갈 뿐 아니라 기업의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심축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과 최 회장은 패션업계 ‘맞수’로 잘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고향 ‘선후배’ 사이다. ‘선배’인 박 회장은 1974년에 부산 중앙시장에서 창업했고 최 회장은 1982년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세정은 2011년, 형지는 2013년 연매출 1조를 돌파하며 국내 굴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사람은 그 동안 성인 여성복, 스포츠, 아웃도어 등 신규 브랜드를 비슷한 시기에 론칭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는데 이번에는 유통업에서까지 사업영역이 겹치게 된 것이다. 박 회장과 최 회장이 유통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국내 패션업황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은 수년째 이어진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 가방, 신발 등을 포함한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0.3% 감소한 43조원에 머물렀다. 2016년 패션 시장 규모는 42조2085억원이었는데 전년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44조32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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