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이사 해임안'·'신동주 이사 선임안' 모두 부결 수감 중에도 일본 주주 신임 얻은 비결은 경영능력
29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날 주총에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도 부결됐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이사직 유지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이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은 어제 일본을 방문해 일본롯데 경영진들에게 한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신 회장의 서신을 전달했다"며 "오늘 주주총회에서는 의장이 참석한 주주를 대표해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했고 참석한 주주들이 회사제안 의안과 주주제안 의안을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롯데는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어려운 현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이후 진행된 형제간 5번의 경영권 대결 가운데 신 회장에게는 이번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되는 위기를 맞았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수 차례 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을 올렸지만 신 회장은 그때마다 경영권을 지켜냈다.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날 표대결에서 승리한 이유는 그동안 보여준 경영능력을 꼽을 수 있다.
2015년 7월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오른 신 회장은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한국 롯데 매출(96조원)을 일본 롯데 계열사(4조∼5조원) 매출의 20배 넘게 성장시켰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은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서열 5위로 올라섰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1980년대부터 2015년 초까지 약 30년간 일본 롯데에 몸담으며 경영에 참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주주 신뢰를 잃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은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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