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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송전 인프라 기대감···실적은 ‘글쎄’

[남북경협주 파헤치기-현대일렉트릭]북한 송전 인프라 기대감···실적은 ‘글쎄’

등록 2018.06.05 15:48

정혜인

  기자

대북 송전 또는 북한 인프라 구축 참여 기대감5월 한달간 주가 급등···6월 들어 다시 주춤1분기는 적자전환···분할 후 매분기 실적 악화연말부터 수주 정상화로 내년 이익 회복 전망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지난해 지주사 분할 후 고전하던 현대일렉트릭의 주가가 지난달부터 ‘반짝’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력망 구성에 필요한 전기전자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북 송전주로 분류되면서다. 다만 남북 경협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실체가 없는 것인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5일 오후 3시30분 장 마감 기준 현대일렉트릭은 전일 대비 1900원(+2.15%) 오른 9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하면 15% 이상 빠진 셈이다.

현대일렉트릭은 1978년 설립된 현대중전기를 모태로 한 회사로 1994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 부문으로 흡수합병 된 후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다시 옛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발전, 송전, 배전, 소비(부하)에 이르는 전력공급 과정 전 단계에 필요한 다양한 전기전자기기와 에너지 솔루션을 제작, 공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전력기기, 배전기기, 회전기기 등 중전기 부문에 특화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전력기기 중 변압기는 글로벌 5위,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어 사업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계속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일렉트릭의 종가는 분할 상장 첫날인 지난해 5월 10일 28만원이었고 8월까지는 주가가 계속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지난달 4월까지 주가가 계속 내렸다. 분할 상장 후 지난해 8월 4일 16만3004원(11월 무상증자 적용한 가격)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달 13일 7만4000원까지 떨어지면서 반토막이 났다.

그러던 현대일렉트릭이 지난달 한달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15일에는 종가 기준 10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15일 장중 기록한 11만500원은 연중 최저가였던 4월 13일보다 49.32%나 높은 수치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후 남북경협주가 관심을 받으면서 현대일렉트릭이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남북이 화해 무드에 접어들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전력을 보낼 수 있는데 이 경우 현대일렉트릭과 같은 송전 관련 회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북 송전주는 지난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의 ‘200만㎾ 대북송전’ 제안에서부터 시작된 테마주다. 대북 특사로 파견됐던 정 장관은 북한이 핵 폐기에 합의하면 남한에서 직접 북한으로 전기를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후 전기 송전과 관련된 종목들이 대북 송전 테마주로 묶였고 이후 남북 경협과 관련된 일만 터지면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했다. 현대일렉트릭 역시 이런 대북 송전 테마주로 최근 관심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대북 송전에 대한 이야기는 2005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구체적으로 언급된 일이 없는 만큼 대북 송전에 대한 기대감으로만 주가가 상승한 것은 결국 허상에 가깝다.

다만 남북 경협 시작 시 북한의 전력 인프라 구축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은 여전히 발전소와 발전설비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발전소 건설은 물론 송배전 관련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북 경협이 이뤄진다면 남한의 업체들이 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한국 대비 7.3%, 실제 발전량은 4.4%에 불과해 어떤 형태의 경협이든 간에 전력인프라 확충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다만 이런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분산돼 나타나고 현재로써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측면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미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북한의 노후화된 송배전 인프라 교체의 신규 구축이 필요한데 단기적으로는 남한 내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하기 위한,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내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하기 위한 송배전망 구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결국 현대일렉트릭의 주가 향방은 기업 펀더멘탈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분할 상장 이후 매 분기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분할 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부 실적을 현재 연결 기준으로 소급, 작성한 수치) 대비 6.2%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361억원, 276억원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환율 하락, 중동 사업 부진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대일렉트릭이 내년부터 이익 회복이 본격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지위가 확고하고 수주 상황 개선 속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재무안정성도 우수한 편이다. 분할 당시 146.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지난해 말 101.4%까지 내려갔다. 1분기 다시 부채비율이 123.09%로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분할 당시보다는 여전히 개선된 상태다.

이동헌 한양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조선 3사의 수주가 줄어 현대일렉트릭의 조선향 수주비중이 20%에서 10%로 줄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신규수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통상 조선사의 수주로부터 6개월에서 1년 후 발주가 나와 올해 말부터 수주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변압기 실적이 감소했으나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알리바마에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생산법인의 증설이 진행되고 있어 성장이 기대된다”며 “유가회복으로 중동시장의 발주 증가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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