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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화재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생명·화재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등록 2018.05.31 17:01

서승범

  기자

당국 입장 고려한 지배구조 개편 선제 대응 판단전자 주가 전망 매각 이슈보단 업황에 더 집중해야생명·화재 매각 차익 배당에 반영···“주가에 긍정적”

삼성전자 사옥 전경.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삼성전자 사옥 전경.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한 것에 대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30일 장 마감 이후 각각 삼성전자 주식 2298만주(0.38%), 402만주(0.07%)를 블록딜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할인율은 2.4%다.

이번 블록딜은 삼성전자에 자사주 소각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금산분리법(이하 금산법)에 따라 금융사가 다른 계열사 지분을 10% 이상 가지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블록딜을 진행하지 않고 삼성전자가 그대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은 9.72%에서 1.45%로 높아진다.

하지만 이번 블록딜 매각으로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자사주 소각 후에도 9.9997%를 기록하게 되므로 금산법 규정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고, 대주주 적격심사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장려하는 감독당국의 입장을 고려한 선제적 대응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막을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은)정부에 의한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블록딜로)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및 삼성전자주식 매각 이슈는 이제서야 본격화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 매각은 지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산법 리스크는 피해갔으나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라 삼성전자 보유 주식에 대한 평가가 시가평가로 바뀌면 삼성생명의 경우 이른바 3%룰 이슈에 맞닥뜨리게 돼서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험업계의 자본 강화 움직임(K-ICS 도입,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과 강화되는 경제민주화 움직임을 감안하면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상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리 이슈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적용 과정에서 비금융계열사 출자액에 대한 필요자본 가산 및 비정량위험 평가모델 적용 등으로 인해 자기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의 추가적인 매각 가능성은 재차 언급될 수 있는 이슈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 이슈 이후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전망은 우상향이 지배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 매각으로 일부 리스크가 해소된 데다 저평가된 주가가치, 반도체 업황 호조 등을 주가 견인 요소로 꼽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삼성전자는 저평가 요인이 빠르게 해소돼 IT 업종 주도주로 부각되면서 삼성그룹주의 전반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그 이유는 삼성생명 블록딜, MSCI 리밸런싱 등에 따른수급부담이 일단락됐고, 하반기 메모리 가격과 수급 논란이 약화되면서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 증가한 50조원 (영업이익 비중: 77%)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미 3개년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실적 가시성 확대를 고려하면 현금흐름의 잔여재원을 조기에 추가 환원할 가능성도 상존해 하반기로 갈수록 펀더멘탈과 배당매력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눈 앞에 닥친 리스크는 피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가장 중요한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에 도 계속해서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잠재적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주가는 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수급이슈가 불확실성을 키워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도현우 연구원은 “현재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25조원의 삼성전자 지분 중 이렇게 계산하면 약 17조8000억원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보험업법 개정안 국회 통과는 불확실하지만 만약 통과된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오버행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지배 구조에 따른 수급 이슈는 주가에 부정적인 이슈다”고 말했다.

이번 블록딜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주가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는 데다 지분 매각 차익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고 배당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단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주식 매각이익이 배당재원이라고 언급해온만큼 배당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한 해에 모두 배당한다고 가정할 경우 DPS 증가 규모는, 삼성생명의 경우 배당성향 30%를 가정 시 1300원이며, 삼성화재의 경우 배당성향 46.7%(2017년 결산 배당성향) 가정 시 155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생명의 경우 매각이익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3년에 나눠 배당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박해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왔던 결정으로 배당재원으로 활용되는 점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긍정적이다”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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