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 인천 7℃

  • 백령 6℃

  • 춘천 8℃

  • 강릉 12℃

  • 청주 12℃

  • 수원 12℃

  • 안동 12℃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2℃

  • 전주 14℃

  • 광주 12℃

  • 목포 13℃

  • 여수 13℃

  • 대구 13℃

  • 울산 13℃

  • 창원 13℃

  • 부산 15℃

  • 제주 15℃

석태수 앞세운 조양호, 전문경영인 가동? 눈가리고 아웅?

석태수 앞세운 조양호, 전문경영인 가동? 눈가리고 아웅?

등록 2018.04.23 11:40

임주희

  기자

석태수 대표, 그룹 내 요직 거친 인물조 회장 오른팔 불려··· 효과는 미지수외부인물 영입해야 진정성 인정 받을듯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비롯된 오너가(家) 논란에 대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라는 대안을 내놨다. 회사측에서는 대내외에서 요구하는 전문경영인 도입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경영 전면에 내세운 인물이 조양호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현재 상황을 피해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지난 22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사례 사건에 이은 오너가의 갑질에 대한 사과문에서 조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모든 직책에서 사퇴조치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전문경영인 부회장에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했다. 석태수 대표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조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석 부회장은 그룹 내 위기의 순간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석 대표는 2000년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이사를 거쳐 2003년 상무로 승진, 경영기획실장을 맡았다. 같은해 11월엔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대한항공 근무 시 CI추진부단장, A380프로젝트팀장 등을 맡아 굵직한 업무를 수행하며 기획통으로 불렸다.

2008년 3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한진 대표이사 사장과 한진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당시 석 대표는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새로 설립한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초대 대표이사를 겸직한 바 있다.

2013년 12월부터는 한진해운 사장을 맡았다. 당시 해운업계에선 김영민 전 한진해운 사장 후임으로 윤주식 한진해운홀딩스 부사장이 거론됐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석태수 대표를 선임하면서 한 차례 파장이 일었다. 조 회장은 석 대표를 한진해운 사장으로 임명할 당시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석 대표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돼 한진해운 청산 과정을 관리했다. 이후 2017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당시 그룹 내에선 석 대표의 한진칼 복귀를 당연시했다. 그만큼 조 회장의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이다.

석 대표는 한진칼로 복귀하며 조 회장, 조원태 사장과 함께 3인 체제를 구축했다. 재계에선 석 대표를 조 회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 이어지는 승계 과정에 디딤돌 역할을 수행할 인물로 꼽았다. 때문에 조 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한진칼로 복귀시켰다는 분석이다.

한진그룹 내 요직을 거치며 그룹 재무통으로 불린 석 대표는 한진칼로 복귀한 직후 자회사 진에어의 기업공개(IPO)를 이끌었다. 진에어의 성공적 상장으로 한진칼 재무구조 개선에도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원태 사장이 지난해 6월 ‘일감 몰아주기’ 수사를 앞두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석 대표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석 대표가 보여온 그동안의 그룹 내 역할과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석태수 대표가 전문경영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재계 관계자는 “석태수 사장이 한진칼에 복귀하면서 주어진 미션은 지주사 사장으로서 경영후계자인 조원태 사장을 지원하는 일이다”면서 “이같은 인물에게 전문경영인 역할을 맡긴 것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이 원하는 진정한 전문경영인 체재를 갖추기 위해선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같이 그룹과는 연관 없는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며 “그래야 경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