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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삼고초려’ 끝에 노조 설득···금호타이어, 정상화 ‘초읽기’

이동걸, ‘삼고초려’ 끝에 노조 설득···금호타이어, 정상화 ‘초읽기’

등록 2018.03.30 21:59

차재서

  기자

자율협약 종료 앞두고 노사 극적 ‘대타협’“직원 찬반투표 거쳐 채권단에 결과 전달”정부·여론의 강경한 메시지에 입장 급선회사실상 더블스타 인정한 것···갈등 종지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세 번이나 광주를 찾은 끝에 노조로부터 더블스타 투자유치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금호타이어에 급제동을 걸었다. 법정관리 기로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금호타이어는 추후 해외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산업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은 금호타이어 협상 시한인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과 함께 광주를 찾아 조삼수 노조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 등 노조 관계자와 자율협약 종료 전 마지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동걸 회장은 노조 측에 해외투자 유치에 협조해달라는 간곡한 입장을 전달했다. 그 결과 4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노사가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이에 따라 당초 자정을 기해 종료하려던 자율협약도 투표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과 관련해서는 조합 내부 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 31일 집행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투표 방식을 논의한 뒤 4월1일쯤 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찬반투표 절차가 남아있지만 해외매각에 찬성하는 직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감지되는 만큼 사실상 더블스타 투자유치가 확정된 것으로 외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사실 오전까지만 해도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법정관리 쪽으로 기우는듯 했다. 노조가 계획했던 ‘3차 총파업’을 강행하며 막판까지 해외매각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부터 광주·곡성공장에서 총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해외매각과 법정관리에 강하게 반발하며 국내기업에도 인수 기회를 줄 것을 촉구했다.

산업은행도 초조하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는 있었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해외매각의 당위성과 법정관리의 위험성을 몇차례나 설명했으니 할 만큼 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후에 접어들어 상황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노조 집행부로부터 투자유치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온 것이다. 노조 측은 “더 이상 동지들에게 고통과 불안감을 주지 않고 집행부가 책임을 져야 할 때가 됐다”면서 “총의를 모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투자 없이는 금호타이어의 정상화가 어렵다는 김동연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와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청와대 측 메시지가 먹혀들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도 법정관리는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노조 측엔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만일 노조가 끝까지 강경한 태도를 꺾지 않았다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자정을 기해 자율협약이 종료되면서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 연장과 금리 인하 효력이 상실되면 당장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과 회사채를 갚아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우려한 금호타이어 경영진도 조용히 법정관리를 준비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영업일을 기준으로 봤을 때 주말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존재했으나 산은 측은 “노조가 협상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의미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꺾지 않았다.

그러나 벼랑 끝에서 노조 측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금호타이어는 회생의 전기를 맞을 수 있게 됐다. 조합원 투표에서 해외매각에 찬성한다는 최종 입장이 확정되면 수개월간 이어진 노조와 채권단의 갈등은 끝을 맺게 된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실사 과정에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선이라는 결론을 냈다”면서 “중국공장을 회복시켜 플러스 밸류로 만들 잠재성이 회사 정상화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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