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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내민 손 잡은 産銀···“제대로 협조만 해준다면”

[한국GM 어디로]GM이 내민 손 잡은 産銀···“제대로 협조만 해준다면”

등록 2018.03.14 18:39

차재서

  기자

산은 “실사 성실히 임한다면 한국GM 운영자금 단기대출 의향”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GM 잔류의지 강하다”···긍정적 입장제대로 된 협조 없는 데··· 정부 기조 변화에 우려 목소리도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산업은행이 ‘위기의 한국GM’을 위해 미국 GM(제너럴 모터스) 본사가 내민 손을 잡았다. 충분한 실사 협조를 전제로 운영자금 일부를 대출해줄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원만한 실사 진행을 위해서는 GM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그간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산업은행은 공식자료를 통해 “실사기간 중 한국GM의 운영자금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 일부를 대출해달라고 GM 측으로부터 요청받았다”면서 “4월 하순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산은 지분율 만큼 ‘담보부 단기 브리지론’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브리지론(Bridge Loan)은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졌을 때 단기차입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을 뜻한다.

산업은행이 갑자기 태세를 전환한 것은 적어도 실사가 끝날 때까지 한국GM이 무너지는 불상사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다. 앞서 산은 측은 경영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는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했지만 실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실사 기간에 한국GM의 경영난이 더욱 깊어질 경우 결과와 관계 없이 당국과 국책은행 앞으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물론 산업은행 측은 조건을 달았다. 실사협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브리지론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대출 가능한 금액이나 금리, 대출 기간, 담보설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말그대로 ‘의향’만 전달한 것이다.

산은이 태도를 바꾸자 일각에서는 한국GM 정상화에 대한 우리 정부 측 기조가 달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규투자 확답없이는 도와주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이 GM과의 협상 과정을 거치면서 ‘우선 살려놓고 보자’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GM 본사를 향해 실사에 적극 협조하라는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한국GM의 존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최 위원장은 GM 측 잔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GM 본사 측이 한국 공장의 존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GM의 장기적 지속 경영이 가능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M의 지속 경영을 위해 정부 지원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바라봐야 한다”면서도 “수지타산이 맞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 배정이 뒤따르는 게 과제”라며 GM에 투자계획을 요구하는 정부 측의 일관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외부에서는 걱정어린 시선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GM이 호의적인 제안을 악용한다면 외국의 사례처럼 우리 정부도 자금만 지원한 채 끌려다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실사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는 했지만 GM이 얼마나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주요 쟁점인 매출원가와 R&D 비용 등 열람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명확한 합의 없이 진행되는 이번 실사가 결국 재무현황을 점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실사 무용론’까지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GM 측이 원하는 자금의 사용처와 규모, 제공하려는 담보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극단적으로 GM이 산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잠정 보류한 한국GM 차입금의 회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담보 설정을 놓고도 충돌이 생긴다면 불필요한 논쟁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실사 이후에도 GM과의 협상이 부정적으로 흘러간다면 지금의 노력은 허사가 된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단순히 자금을 대출해줄 용의가 있다고 전달했을뿐 실사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거나 GM 측이 납득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놓으면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단 산업은행과 GM은 성실한 자료제공을 전제로 실사기간을 2개월로 합의한 상태다. 물론 GM 측 협조 여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GM 본사가 한국GM에 대한 신차배정을 신속히 확약하고 정부와 합의한 3대 원칙에 부합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도 촉구했다. 이들은 12일 킥오프 미팅을 갖고 14일부터 본격 실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한국GM의 원가구조를 확인한 뒤 자구계획으로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뉴머니(신규 자금 지원)’를 검토하겠다고 GM과 구두 약속을 했다”면서 “다만 만족할만한 실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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