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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법정관리行’, STX조선은 사업재편으로 회생 기회(종합)

[중견조선사 구조조정]성동조선 ‘법정관리行’, STX조선은 사업재편으로 회생 기회(종합)

등록 2018.03.08 15:49

수정 2018.05.18 10:54

차재서

  기자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서 처리방안 확정‘경영난’ 성동조선, 자율협약 끝내고 법정관리로원가‧기술 경쟁력 취약해 독자생존 불가능 판단STX조선은 노사 확약서 없으면 원칙대로 처리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운명이 엇갈렸다. STX조선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회생의 기회를 잡은 반면 성동조선은 법정관리에 떠밀리게 된 것이다.

8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7층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의 후속조치다.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외부 컨설팅 결과를 보고 받고 두 조선소에 대한 처리방안을 각각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은 2010년부터 약 8년간 이어진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을 마무리짓고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컨설팅에서 회사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과가 나와 지원을 지속할 타당성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수은 측은 지금의 상태에서 성동조선의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력선종 수주와 선가부진 지속, 회사의 경쟁력 열위 등을 감안하면 사업재편과 추가 비용절감이 이뤄져도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성동조선의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2분기 중 부도가 우려돼 상거래·금융채무 등 자금유출을 동결할 수 있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수은 측은 진단했다.

특히 수은은 지난해 한영회계법인이 수행한 재무실사에서 성동조선의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결과를 받아든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는 인력을 40% 가량 줄이고 5000억원 이상의 신규자금을 투입해도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올초 삼정KPMG가 진행한 산업컨설팅에서도 성동조선의 주력선종인 중대형 탱커의 수주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고 원가‧수주‧기술 등 경쟁력이 취약해 이익실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블록·개조사업 진출, 추가 인건비 절감과 자산 매각 등 대안도 검토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수은 측은 성동조선이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법원과의 소통을 통해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수은 행장은 “성동조선의 유동성을 봤을 때 2분기 부도가 예상되는 만큼 법정관리로 채무관계를 동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 조선소의 회생 또는 파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함께 컨설팅을 받은 STX조선은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 다만 고강도 자구계획 이행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오는 4월9일까지 노사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이번에 산은이 세운 STX조선의 회생 원칙은 ▲독자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 ▲LNG·LPG 수주 확대 등 사업재편 등이다. 아울러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 RG발급은 선별적으로 취급하겠으나 국민 경제 부담을 줄이고자 신규자금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내걸었다.

컨설팅 결과 STX조선 역시 국내외 경쟁 심화, 기술격차 축소, 원가 경쟁력 상실 등으로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진단이 나왔으나 대규모 출자전환(5조원)과 이자비용 면제 등으로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는 부분에는 긍정적인 점수를 받았다. 여기에 중형 탱커와 소형 LNG 등 시황이 회복되는 추세인데다 성동조선에 이어 STX조선까지 정리하면 조선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하지만 관건은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채권단의 판단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산은은 회사와 노조 측에 컨설팅 결과를 설명한 뒤 4월9일까지 컨설팅 수준이상의 자구계획과 사업 재편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 제출을 요청했다. 만일 노사 확약이 무산되거나 자구계획 미흡, 미이행 자금 부족 발생시 STX조선은 법정관리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STX조선의 설계 능력과 건조 경험 그리고 조선업황 등을 두루 반영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도 “노사 확약을 바탕으로 한 고강도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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