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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삼킨 호반, 임원들은 ‘부들부들’?

고래 삼킨 호반, 임원들은 ‘부들부들’?

등록 2018.02.02 17:55

수정 2018.02.02 23:57

손희연

,  

김성배

  기자

건설 사관학교 대우건설 임직원 다수 김 회장 스타일 잘아는 임원 영입설금호그룹도 대우 에이스 금호로 흡수호반 임원들 자리내줄 가능성 배제못해

호반건설 본사 전경호반건설 본사 전경

대우건설 인수 후의 새 주인인 호반건설이 경영 혁신이나 안정화 과정에서 대우나 호반의 구조조정, 조직개편 가보고 등 조직에 어떻게 메스를 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능력이 좋고 맨파워가 강한 대우건설 임원들의 호반건설 영입으로 호반 임원들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는 등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에 대우건설, 호반건설 및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2010년 산업은행 관리에 있다가 7년여 만에 새 주인을 맡게 됐다.

이에 인수 후 호반건설의 경영적 측면에서 직원들의 구조조정 등 우려의 시선이 일고 있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3위의 국내외 주택시장, 토목, 플랜트사업 등에 잔뼈가 굵은 대형건설사에 속한다. 특히 대우건설은 건설 사관학교라고 불려 올 정도로 부동산 업계 내에서는 우수한 직원들로 구성된 건설사로 꼽힌다.

때문에 건설 사관학교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대우건설내의 임원부터 직원들이 인수 후 중견 건설로 분류되는 호반건설을 받아 들이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지금까지 일했는데, 인수 후 호반건설과의 경영 청사진부터 현실적인 부분에서 착잡한 마음이 일어난다"며 "인수 후 호반건설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낼지 우려와 기대감이 섞여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인수 후 빠른 시일 내의 경영 안정화 후 장기적인 부분에서 구조조정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임원급 인사에서 대우건설 직원들을 배치할 가능성마저 일각에선 점치고 있다. 시공사 3위의 자리를 굳건히 하는 대우건설이 국내외 주택사업과 더불어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부문에서 토목, 플랜트 사업에서 일을 해온 임원 및 직원들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감이 있어 호반건설의 인수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대우건설의 임원들을 빠른 시일 내에 포섭해야 하기 때문에 대우 에이스급 임원을 호반으로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2006년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사할 당시에도 금호그룹 측은 대우건설 임원을 금호그룹으로 상당수를 영입해 힘을 실어주는 등 대우건설 장악과 그룹에서 활용을 위해 일부 전략적 인사를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상열 회장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최종 인수할 경우 대형 건설사로 확고히 도약하는 것은 물론 해외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 김 회장으로서는 대우건설 측 사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인사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 때문에라도 대우건설 임원을 호반으로 불러들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더더욱 호반건설의 연차가 높은 임원들에서는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건설 사관학교 대우건설의 우수한 직원들과 임원들을 적재적소에 맡게 중요한 인사 자리에 배치할 여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호반건설 임원들의 자리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 후 가장 핵심적인 건 경영권인데, 분리경영을 할지 융합을 통한 경영을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인사 및 구조조정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호반건설의 임원들보다도 대우건설의 임원들이 오히려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임원들 입장에서는 자리를 굳건히 지킬 가능성이 크다"며 "김상열 회장의 경영 마인드나 스타일을 잘 아는 임원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건설과 호반건설과의 급여 차이 등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호반건설의 급여와 대우건설의 급여의 차이부터 경영의 청사진을 그려내는 데 있어서 직원들 간의 혼란이 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지부 노조도 경영 청사진 등과 더불어 직원들의 급여 차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 측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의 한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는 평상시와 다르지 않고 직원들 내에서도 인수 후의 경영이나 인사 등 전반적인 내용에 관련해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 묵묵하게 최종 매각 절차 때 까지 지켜볼 뿐이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이 사안에 대해서 기대와 우려 등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이 인수 후 흐트러진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와 조직이 작은 회사에 인수되면서 불이익 등 적지 않은 리스크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의 체제에서도 수주와 매출 등에서 업계 상위권을 계속 유지해온 회사”라며 “이런 점 때문에 중견사 급의 호반건설의 인수에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8조2835억원이고, 호반건설은 2조4521억원이다. 호반건설이 당장 대우건설을 합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양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하면 10조753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시평 2위인 현대건설(13조7016억원)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택사업만 해온 호반건설이 대우건설과 공조해 토목·플랜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거나 해외사업에 진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최근 해외수주가 줄고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매출의 54%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주택 부분만 해온 호반건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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