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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60년 역사의 중심 ‘미전실’ 해체, 이재용의 삼성 출발점

삼성 60년 역사의 중심 ‘미전실’ 해체, 이재용의 삼성 출발점

등록 2017.02.07 16:31

이경남

  기자

삼성 “특검 종료후 미전실 해체 할 것”미전실 해체···이재용 삼성 본격 출범 신호되나그룹 내 커뮤니케이션·시너지 창출 미진 우려도

삼성그룹 사옥.삼성그룹 사옥.

삼성그룹이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전실이 그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점을 고려할때 미전실 해체 이후 삼성그룹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만든 미전실이 해체됨에 따라 이재용 표 삼성이 본격적이 출항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특검의 수사 종결 이후 미전실을 해체한다. 현재 삼성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미전실 해체를 위한 작업을 준비중에 있다.

특검이 오는 28일 종료 될 경우 3월초 미전실 해체를 위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이 30일 연장될 경우 이 시점은 4월 초가 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 미전실은 그 역사가 60년에 가깝다. 지난 1959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비서실을 전신으로 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명패를 갈아왔다.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인해 당시 미전실의 역할을 하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기도 했지만 2010년 다시 부활하며 인수합병, 경영현안 점검, 계열사간 업무조정등을 수행하며 명실상부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다.

재계에서는 그간 미전실이 삼성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미전실이 삼성그룹 내에서 갖는 의미는 각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미전실이 깊게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하며 미전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1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해 “창업자인 선대 회장이 만들어 유지해온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에 부정적인 이식이 없다면 없애도록 할 것”이라고 직접 약속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약속함에 따라 삼성그룹은 미전실을 특검 종료 이후 해체 수순을 밟기로 결정했다.

재계 일각은 미전실을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하부조직으로 축소하거나 그룹 전반의 경영현안, 리스크 관리를 맡는 위원회 형태의 별도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전실 해체를 기접으로 삼성그룹은 이재용 표 삼성으로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14년 이후 삼성을 이끌어 나가며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미전실의 해체로 이것이 더욱 가속화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재용 부회장의 변화와 혁신 사래를 살펴보면, 먼저 삼성 내부의 수직적인 조직문화 개편을 꼽을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직급체계와 호칭을 뜯어고치며 조직문화 개편의 신호탄을 쐈고 조직내부의 자유로운 토론 문화 확산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처럼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 있는 가운데 미전실 해체가 이재용 부회장의 색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미전실이 그간 삼성그룹 전체 현안을 총괄하며 삼성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온 점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전실의 역사가 깊어지며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연루 의혹으로 인해 정경유착의 핵심 연결고리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젊은 삼성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삼성 그룹을 총괄해왔던 미전실을 해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경영행보가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전실이 정경유착의 핵심으로 지목되며 여론이 악화한 상황이지만 미전실 해체로 인한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단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금융(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카드 등), 건설(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 서비스(삼성물산·호텔신라·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이 방대하다 보니 이를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했고 미전실이 그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이는 미전실의 인력 구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미전실은 각 계열사에서 차출된 소위 ‘최정예’들로 구성된 집단이다. 이들은 계열사들의 현안을 그룹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룹의 미래를 그려왔다. 즉 미전실은 그룹 내 시너지 강화와 소통의 중요 축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미전실이 해체될 경우 계열사간 소통이 약화와 시너지 극대화가 미진해 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전실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일종의 악의 축으로 지목되지만 미전실이 해오던 역할이 분명히 있다”며 “미전실의 해체는 인해 계열사 간 의견 조정을 종전보다 어렵게 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물론 미전실의 해체 부작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삼성은 일찌감치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미전실 해체로 계열사별 독립성이 강화될 경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의 해체로 인해 계열사별 독립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이는 계열사별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을 쳐야함을 의미한다”며 “이는 계열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그룹에 기대기 보다는 계별적인 노력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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