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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카드뉴스]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등록 2016.03.15 09:29

이성인

  기자

tvN 드라마 ‘시그널’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력,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긴박감 등이 돋보였는데요. 이를 통해 시그널이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시그널, 공소시효(장기미제사건)를 다시 말하다 기사의 사진


‘응답하라 1988’ 못지않게 많은 화제를 몰고 온 tvN 드라마 ‘시그널’이 종영됐습니다. ‘시그널’이 큰 관심을 끈 이유는 장기미제사건을 환기시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미제사건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삶이 산산조각 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해자는 죄책감은커녕 세상을 유유히 활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킵니다. ‘시그널’ 속 사건의 모델이 된 실제 장기미제사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모티프가 된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있습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에서 1991년에 걸쳐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잔혹하게 성폭행·살해된 사건입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이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을 재구성하기도 했지요. 8번째 사건의 범인은 검거됐지만, 나머지 9건의 범인은 끝내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만료됐습니다. 잡는다 해도 처벌조차 할 수 없는 것이지요.

공소시효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범죄에 대한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내란죄·외환죄·집단살해죄·살인죄(종범은 제외)로 사형에 해당하는 것, 13세 미만 아동 및 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가 폐지됐습니다. 다만 2015년 7월 31일 이전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시그널’의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 화제가 된 바 있는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토대로 했습니다. 신정동 사건은 2005년부터 2006년에 걸쳐 벌어진 납치살인 2건 및 납치살인미수 1건을 뜻합니다. 피해자들의 시신은 쌀포대와 돗자리에 싸인 채 주택가의 쓰레기 무단투기장에 유기됐습니다.

목숨을 건진 피해자는 “범인은 2명이고, 집에 끈이 많이 있었으며, 신발장에는 엽기토끼 스티커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본 사건의 공소시효는 폐지된 상황, 범인이 하루 빨리 검거되어 죗값을 치루기를 바랍니다.

인주시 여고생성폭행사건은 밀양 여중생집단성폭행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2004년 1월 경남 밀양에서 ‘밀양 연합’으로 불리는 일진 고교생들은 울산에 있는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가해자 중 밀양 지역 갑부, 시의원, 도의원의 자제가 포함돼서 일까요? 110명이 넘는 가해자 및 공모자 중 단 3명만 10개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공소시효가 만료, 더 이상 법적으로 조치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피해자 여학생은 담당 형사에게 “네가 밀양 물 다 흐려놨다.”, 가해자 부모에게는 “네가 꼬리쳐서 그런 것 아니냐?”라는 막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시그널’이 다룬 사건들 외에도 우리가 잊어선 안 될 장기미제사건들은 많이 있습니다.

- 대구 정은희양 의문사사건
1998년 대학 신입생 정은희 양은 귀가 중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단순 교통사고로 끝날 뻔한 이 사건은 15년 후 성매매관련법 위반으로 스리랑카인 K씨가 입건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듯 보입니다. K씨의 DNA가 정 양의 속옷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법정은 “K씨가 공범들과 집단 성폭행했을 가능성은 인정되나, 이미 강간죄 공소시효(10년)는 지났다.”며 처벌 불가를 선언했습니다. 정 양의 아버지는 “오히려 더 많은 아픔과 고통이 쌓였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 대구 김태완군 황산테러사건
1999년 대구에서는 학원에 가던 김태완 군(6세)이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황산테러를 당해 49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일명 '태완이법'이 2015년 7월 31일 마침내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법안 처리가 늦어져, 정작 태완 군을 헤친 범인은 이젠 잡혀도 역시 처벌받지 않습니다.


장기미제사건의 피해 가족들은 오늘도 괴로움 속에 살아갑니다. 그들의 아픔은 10년, 15년, 30년이 지난다고 줄어들지 않습니다.

2015년 7월 31일 이전에 공소시효가 만료된 모든 잔혹범죄에 대해, 그리고 성폭행과 같은 인격 살인 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입니다.

이성인 기자 s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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