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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신사업 구축’ 속도 내는 SK

‘지배구조 개편·신사업 구축’ 속도 내는 SK

등록 2015.05.19 07:48

차재서

  기자

SK(주)·SK C&C 합병 결정으로최태원 회장 등 오너 지배력 강화‘옥상옥’의 기형적 지배구조 해소신뢰회복·신사업 추진도 탄력

최근 지배구조 개편으로 부담을 덜어낸 SK가 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신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와 SK C&C의 합병을 발표했다. 이에 SK㈜는 오는 8월1일자로 모기업인 SK C&C에 흡수합병됨으로써 SK주식회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현재 이 회사는 재무상태를 검토하고 주주총회를 준비하는 등 합병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K그룹은 여론으로부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배구조의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최태원 SK 회장의 오랜 공백과 맞물려 주력사업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효율적인 지배구조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업계에서도 양사의 합병은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다. 즉 SK그룹은 직면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 통과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지배구조 개편·신사업 구축’ 속도 내는 SK 기사의 사진


특히 최태원 회장은 합병회사의 직접 대주주가 된다. 이를 통해 ‘최회장 SK C&C→SK㈜→사업자회사’로 연결되던 이른바 옥상옥 구조가 ‘최 회장→합병회사→사업자회사’로 간결해졌음은 물론 최 회장의 지배력도 유지시킬 수 있게 됐다. 합병법인의 지분은 최태원 회장이 23.4%,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7.5%를 보유한다.

SK 측에서도 양사의 합병은 불가피했으며 가장 친시장적인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매출과 수익 모두 역성장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그룹 내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SK이노베이션은 국제 원유가격 하락과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업계 1위를 이어가고 있는 SK텔레콤도 이동통신 가입자 시장포화로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병하는 회사는 순수지주회사인 SK㈜에 SK C&C가 기존에 영위하던 ICT 사업을 결합해 ‘사업지주회사’의 성격을 띠게 된다. ICT의 사업성과가 직접 반영됨에 따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하는 데도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 C&C가 지주사로서 그룹 투자를 총괄하게 되는 만큼 신규 사업 투자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K C&C는 주력 부문인 ITC는 물론 Non-IT 영역까지도 넘나들며 과감한 투자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2012년에는 SK에너지의 중고차 유통 계열사인 ‘엔카네트워크’를 인수했고 이듬해엔 엔카네트워크까지도 합병함으로써 중고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온라인 자동차 유통 자회사인 ‘SK엔카닷컴’을 설립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 부문은 SK C&C의 ITC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에는 중국·일본 등 나라별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를 연결해 동북아 온라인 자동차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SK C&C는 스마트 디바이스 유통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홍콩 스마트기기 유통업체인 ISD테크놀로지를 인수해 ‘에센코어’라는 사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중화권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33조원 규모의 세계 반도체 모듈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목표에서다.

주력 사업도 디바이스 유통에서 반도체 모듈 제조·유통업으로 바꿨다. 에센코어는 급성장을 거듭하며 올 1분기 SK C&C 전체 매출의 22.5%에 해당하는 143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로써 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2년 만에 주력 사업으로 떠올랐다.

또한 기존 IT 서비스 부문에서는 해외 파트너십을 구축해 돌파구를 찾는다. SK C&C는 올 초 대만 홍하이(Honhai) 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이달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합작회사는 중국 홍하이 그룹 공장의 설비공정 스마트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 메모리 모듈과 헬스케어, 금융 등으로 영역을 뻗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업계에서는 SK C&C가 스마트 디바이스와 중고차 유통사업 부문에서 SK하이닉스와 SK네트웍스 등 기존 계열사와의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IT 사업 강화와 자회사의 경영부실이라는 두 가지 현안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장기간 부진을 겪고 있는 SK플래닛, SK커뮤니케이션즈 등 IT 자회사의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SK C&C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사실상 그룹 내 지주회사로 자리잡게 됐다. 따라서 향후 SK그룹이 신성장 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해나가는 데는 SK C&C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평이다. 이에 업계는 합병 이후 SK C&C가 그룹 내 사업구조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그간 숙제로 지적돼 오던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짓게 됐으며 여론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그룹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합병이 마무리되고 나면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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